기사입력시간 19.01.16 05:44최종 업데이트 19.01.16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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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약가와의 전쟁에 속도…"제약사들 독점권 남용하면 특권 잃을 것"

정부감독개혁위 12개 제약사에 레터 발송…엘리야 커밍스·버니 샌더스 의원 약가인하법 3개 발의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정부가 약가인하에 대한 의지를 계속 내보이고 있지만 처방의약품(prescription drug) 가격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백악관의 압력에 약가인상을 연기했던 주요 제약사들도 다시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올해 이미 250개가 넘는 처방약 가격이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보도에 따르면 올해 시작과 함께 30여 개 제약회사가 처방약 가격을 평균 6.3% 올렸고, 두 자릿수 대로 인상된 제품은 물론 가격을 133%나 올린 제품도 있다.

이에 '말보다 실천'을 내세우며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미국 의회가 연초부터 약가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미국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House Committee on Oversight and Reform) 위원장인 엘리야 커밍스(Elijah E. Cummings, 민주당) 의원은 14일(현지시간) 지난 수십 년 동안 처방의약품 업계의 가격 책정에 관해 광범위하게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커밍스 의원은 애브비(AbbVie), 암젠(Amgen),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세엘진(Celgene Corporation), 릴리(Eli Lilly and Company),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노바티스(Novartis)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화이자(Pfizer), 사노피(Sanofi), 테바(Teva Pharmaceutical Industries) 등 12개 제약사에 가격 책정 방법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문서를 요구하는 레터(letter)를 보냈다.

이번 조사에서는 메디케어(Medicare) 파트 D에서 비용 부담이 가장 크거나 수혜자 당 비용이 높은, 또는 지난 5년간 가장 큰폭으로 가격을 인상해온 의약품에 초점을 맞췄다. 대상 의약품은 휴미라(Humira), 임브루비카(Imbruvica), 엔브렐(Enbrel), 크레스토(Crestor), 레블리미드(Revlimid), 글리벡(Gleevec), 빅토자(Victoza), 리리카(Lyrica), 란투스(Lantus), 코팍손(Copaxone) 등이다.

커밍스 의원은 "획기적인 의약품에 대한 연구 개발 노력은 수세기 동안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 질병을 고치거나 새로운 치료제를 만들어내는 등 미국인의 건강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면서 "그러나 제약사들에 의한 지속적인 약가 상승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원회가 발표한 미국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감찰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메디케어 파트 D 재해적 보장(catastrophic coverage) 단계에서 가장 비싼 브랜드 의약품(brand-name drugs) 10개에 지출한 비용은 156억 달러(약 17조 5000억 원)였다. 특히 2011~2015년 처방 수가 17% 감소했음에도 브랜드 의약품 지불금액은 62% 증가했다.

또한 2005~2017년 사이에 널리 사용된 브랜드 의약품 가운데 약 94%는 이 기간동안 가격이 2배 이상 올랐고, 2017년 평균 가격 인상률은 8.4%에 달했다.

커밍스 의원은 "위원회는 미국 내 전문의약품 가격 인상에 대한 제약회사들의 조치와 함께 이것이 연방 및 주 예산과 미국 가정에 미친 영향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지난 수년간 제약사들은 기존 의약품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상해왔고, 신약의 출시 가격을 높이면서 초과 이윤( windfall profits)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제약사들이 왜 드라마틱하게 가격을 올리고 있는지, 수익금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처방약 가격을 낮추기 위해 어떤 조취를 취해야하는지를 알아볼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여러차례 청문회를 열어 전문가와 약가 상승에 영향을 받는 환자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등 포괄적인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약가인하를 위한 입법활동도 진행되고 있다. 앞서 10일(현지시간) 커밍스 의원과 상원의원인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무소속), 하원의원인 로 칸나(Ro Khanna, 민주당) 등은 미국 처방약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한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처방약 가격 구제법(The Prescription Drug Price Relief Act) ▲메디케어 의약품 가격 협상법(The Medicare Drug Price Negotiation Act) ▲저렴하고 안전한 처방약 수입법(The Affordable and Safe Prescription Drug Importation Act) 등 세 가지 법안이 포함된다.
 
1. 처방약 가격 구제법: 미국의 처방의약품 가격을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주요 5개국 가격의 중앙값(median)으로 낮춘다. 

2. 메디케어 의약품 가격 협상법: 보건복지부 장관이 메디케어 파트 D에서 처방의약품에 대한 더 낮은 가격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한다.

3. 저렴하고 안전한 처방약 수입법: 환자와 약사, 도매상이 캐나다나 기타 주요 국가에서 안전하고 저렴한 의약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선거 운동 기간 동안 거듭 제약회사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가격을 낮추겠다고 했지만 2018년 첫 7개월 동안만 96개 의약품의 가격이 인상됐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4개 주요 제약회사의 이익은 모두 합해 500억 달러 이상이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와 다른 주요국가에서는 같은 제조사가 같은 공장에서 제조한 동일 의약품이라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2017년 미국인이 처방약에 1208달러를 지출했지만 캐나다인은 860달러, 영국인은 476달러만 썼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Center for Economic and Policy Research, CEPR)는 가격 구제법을 통해 미국에서 처방약 가격을 5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예를들어 현재 미국에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30일 공급가는 2770달러지만, 발의된 법에 따르면 1385달러로 준다. 마찬가지로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은 4941달러에서 2471달러,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는 432달러에서 216달러,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는 436달러에서 218달러 등으로 낮아질 수 있다.

CEPR는 메디케어가 캐나다와 동일한 약값으로 협상할 수 있다면 미국 정부는 10년 동안 약 360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법안 자료에서 의원들은 "이는 급진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다"면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국제 약가를 가격 협상 기준으로 삼는 것은 유럽 국가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가격 책정 정책이라고 한다. 메디케어의 약가 협상이 법적으로 금지된 미국이 아웃라이더(outlier)다"고 설명했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은 처방전이 필요한 의약품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인 5명 중 1명은 필요한 약을 구입할 여유가 없는 보건 위기가 초래됐다"면서 "제약업계가 미국인을 문자 그대로 죽이는 욕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것을 멈추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커밍스 의원은 "더이상 말이나 트윗(tweets)은 필요없다. 미국인들은 행동을 원한다"면서 "의약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미국 국민은 그럴 자격이 있고,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칸나 의원은 "빅파마들이 캐나다나 독일, 영국인보다 미국인에게 더 높은 처방약값을 청구할 근거가 전혀 없다"면서 "빅파마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시장 독점권은 특권이며, 가격으로 이를 아프고 나이든 사람들에게 남용한다면 그 특권을 잃게될 것이다. 이 법안은 독과점 및 처방약 경쟁을 강화함으로써 약가를 낮출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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