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2.20 14:59최종 업데이트 26.02.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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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필수의료 형사특례 최소화해야"…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위헌 우려 제기

수사특례와 형사특례는 환자의 생명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접근 필요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의료사고 수사·형사특례 도입을 골자로 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고, 일부 조항에 대해 위헌 소지를 지적하며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19일 김윤·한지아·박희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관련해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완화하고 의료사고 피해자의 신속한 구제를 도모하겠다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수사특례와 형사특례는 환자의 생명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우선 ‘필수의료행위’ 범위를 법률에 명확히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은 의료사고가 필수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수사특례, 공소제기 제한, 형 감면 적용 여부 등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자단체는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게 확대될 경우 사회적 수용이 어렵다"며 필수의료행위를 응급·외상·분만·중증소아로 한정해 법률에 직접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위 법령에 위임할 경우 자의적 확대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중대한 과실’의 범위와 관련해서는 진료기록 및 영상정보 조작 등 위법행위도 중대한 과실에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형사고소를 택하는 주요 이유가 진실 규명과 증거 확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록 관련 위법행위까지 형사특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환자단체는 형사특례 신설과 관련해서는 일부 조항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중대한 과실이 없는 일반 의료행위의 상해 사건과,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필수의료행위로 인한 사망 사건에 대해 의료분쟁 조정·중재가 성립된 경우 반의사불벌 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에는 동의한다고 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이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급의료법에 이미 도입된 형의 임의적 감면 특례와 유사하게,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한해 불가피한 의료사고에 대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규정 신설에도 찬성했다.

반면, 필수의료행위로 인한 사망 의료사고에 대해 공소제기를 제한하는 특례 조항에는 명확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환자단체는 "중상해 사건의 공소제기 제한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며 "사망 사건까지 공소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특정 직역에만 형사면책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신설에 대해서는 제도 도입 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심의 대상은 ‘중대한 과실’ 여부가 아니라 ‘업무상 과실’ 여부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형법 체계상 업무상 과실과 중대한 과실을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음에도, 수사 단계에서 이를 다시 구분해 특례 적용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법 체계와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환자와 유가족도 심의위원회 신청권자로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에 한해 운영 중인 무과실보상제도를 응급·외상·중증소아 등 필수의료행위로 확대하는 방안에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만 보상 한도가 대폭 상향된 만큼 제도 운영에 따른 보완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환자단체는 의료사고 설명의무 강화와 관련해서는 ‘설명노력의무’가 아닌 ‘설명의무’를 모든 의료사고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인의 위로·공감·유감 표현의 증거능력 배제와 피해자 트라우마센터 설치에도 찬성했다.

환자단체는 손해배상금 대불제도 폐지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고액 손해배상 발생 가능성을 고려할 때 제도 유지 필요성이 있으며, 운영 재원은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환자와 의료인은 대립 관계가 아니다"라며 "필수의료 붕괴를 막는다는 명분 아래 환자의 기본권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가족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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