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9.04 18:13

"중개보수, 낮춰도 비싸다"…여론악화에 '반의 반값' 중개도 등장



다음달부터 공인중개사들이 받는 중개보수의 상한요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선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부동산 중개 플랫폼은 정부의 개편안보다 더 저렴한 자체 요율을 시행하기로 하는 등 중개보수 인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공인중개사의 중개보수 상한 요율을 매매는 6억원 이상부터, 임대차는 3억원 이상부터 인하하는 내용의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국토부는 오는 16일까지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 다음달 초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개정안을 살펴보면 중개보수 상한요율이 지금보다 0.1∼0.4%포인트 낮아진다. 매매의 경우 6억원 미만 거래는 현재 요율이 유지되지만 6억~9억원 구간은 0.5%에서 0.4%로 낮아진다. 9억원 이상은 현재 0.9%가 적용되지만 앞으로는 9억~12억원에 0.5%, 12억~15억원에 0.6%, 15억원 이상은 0.7%의 요율이 적용된다. 9억원짜리 주택을 매매한다면 중개보수 상한이 81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 역시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많다. 요율을 일부 낮추더라도 집값이 과도하게 올라 인하 효과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한 세입자는 "중개사들의 업무는 그대로인데 집값 상승에 맞춰 계속 중개보수 부담이 커지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6억원이 넘는 집을 사거나, 보증금이 3억원이 넘는 전셋집을 구하는 경우에만 중개보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수도권 일부 고가단지를 제외한 지역은 중개보수 부담이 비슷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부동산 플랫폼은 '반의 반값' 중개보수도 추진하고 있다. '다윈중개'는 국토부의 중개수수료 개편안보다 최대 반값이 저렴한 자체 요율을 확정하고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다윈중개는 집내놓을 때 중개보수 0원, 집 구할 때 중개보수 반값을 내세우고 있는 플랫폼이다.
다윈중개의 자체 요율을 적용하면 15억원 짜리 아파트의 중개보수는 국토부의 개편 수수료안인 1050만원에서 절반인 525만원으로 다시 줄어들게 된다. 다윈중개측은 "수수료 요율이 많이 낮아지는 만큼 대신 고정비율제를 도입해 중개사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정부의 중개보수 개편안과 일부 부동산 플랫폼의 '반의 반값 중개보수' 정책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어 추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정부의 개편안에 대항해 최근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을 준비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일선 중개사들의 반발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조만간 대응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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