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시장의 거래 절벽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강남3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증여 열풍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송파구의 경우 서울 전체 증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7월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 7848건 가운데 증여 거래는 1286건으로 1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의 22.9%에 비해서는 6.5%포인트 낮아진 것이지만 1월 7.3%, 2월 10.6% 등 연초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비중이다.
지속적인 증여 열풍은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강화에 집값이 급등하면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3구에서 증여가 많았다. 송파구 612건에 이어 강남구에서 349건, 서초구에서 50건의 증여가 이뤄졌다. 강남3구에서만 서울 전체 증여의 78.6%가 이뤄진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율이 최고 82.5%에 달하는 상황"이라면서 "고가주택·다주택자들이 많은 강남3구에서는 물건을 팔기보다 증여를 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증여의 경우 집값이 저렴할 때 이뤄지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여 확산은 시장에 여전히 집값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송파구에 증여가 집중됐다는 점이다. 7월 전체 증여 1286건 가운데 송파구는 612건으로 47.59%에 달한다. 2채 중 1채가 송파구 아파트였던 셈이다. 전월 역시 송파구 아파트가 서울 전체에서 차지하는 증여 비중이 37%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증여의 송파 집중 현상에 대해 '똘똘한 한 채' 현상의 부수효과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세금 부담이 강화되면 투자 수요에서는 똘똘한 한 채에 관심이 커진다"면서 "한 채만 보유하고 세금을 줄이는 출구전략을 쓰게 되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강남3구 중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아 세 부담이 적은 송파가 증여 대상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역시 "강남3구에 집 한 채씩 갖고 있는 자산가라고 할지라도 고가주택을 증여하는 것은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송파가 강남3구로 묶이지만 강남·서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증여가액이 낮은 편"이라고 했다. 가령 강남구 압구정동과 송파구 방이동에 각각 한 채씩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의 경우 방이동 아파트를 먼저 매각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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