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중 응급실에 곧바로 들어갈 사정있었나 의문…영장이 있다고 진료 방해 권한까지 주는 것 아냐
AI 생성 이미지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아주대학교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을 두고 소비자·환자 단체들이 “진료 중인 소아응급실에 대한 강제수사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경찰의 경위 공개와 제도 보완을 촉구했다.
건강소비자연대, 좋은의료문화연대, 환자를 위한 의료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 금융소비자연맹, 금융정의연대, 소비자교육지원센터,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와함께, 아름다운 동행, 의료소비자연대, 해피맘 등 12개 단체는 5일 공동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압수수색은 꼭 필요한 경우에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허용되는 강제수사”라며 “수사에 필요한 진료기록은 임의제출 등 통상 절차로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자의무기록(EMR)은 작성·수정·조회 이력이 모두 남아 나중에 내용을 수정해도 흔적이 드러난다"며 "사건 발생 두 달 반 뒤, 다른 방법을 시도하지 않고 소아 응급환자를 진료 중인 응급실에 곧바로 들어가야 할 만큼 긴급한 사정이 무엇이었는지 경찰이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영장이 있다고 해서 모든 압수수색이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영장은 필요 최소한의 압수수색을 허용할 뿐, 진료를 임의로 방해하거나 사건과 무관한 환자의 진료에 영향을 미칠 권한까지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소아응급실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가 몇 초의 지연으로도 생사가 갈릴 수 있는 공간이라며, 수사관의 강제수사가 의료진의 주의를 흐트러뜨리고 환아의 생명과 신체에 위험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소아 중증질환은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도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의학적 한계가 있다”며 “아이를 살리려 애쓴 의료진을 처음부터 범죄자로 전제하고 응급실에 들이닥치는 수사가 관행이 되면 중증 소아환자를 받으려는 의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경찰에 ▲압수수색의 필요성과 긴급성, 임의제출 등 다른 수단을 택하지 않은 이유, 응급 소아환자 진료 중 집행에 이른 경위 공개 ▲관련자 엄중 징계 ▲수사기관 전반 대상 교육 강화를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에는 진료 중인 의료공간에 대한 영장 청구·발부 시 필요성과 상당성을 엄격히 심사하고, 압수수색 요건과 집행 방법에 관한 기준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수사의 편의가 환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앞설 수는 없다”며 “응급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수사 관행이 반복되면 필수의료현장을 지킬 의료진이 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