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1.04 23:22최종 업데이트 26.11.0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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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 60명·경국대 40명 ‘미니 의대’ 신설…의료계 “가르칠 교수·재원부터 따져야”

교육 여건·운영 효율성 우려에 공의모 재검토 촉구…의협도 “신설 판단 기준은 의학교육의 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국립순천대와 국립경국대에 각각 정원 60명, 40명 규모의 의과대학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의료계에서 교육 여건과 정책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규모 의대라도 교육에 필요한 교원과 시설, 임상실습 기반을 갖춰야 하는 만큼 두 대학을 새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재정과 인력 확보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의료계는 앞서 의대 신설과 증원 논의에서도 기초·임상 교원과 교육병원을 확보할 수 있는지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지역에서 의사를 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련과 취업, 정착으로 이어질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4일 순천대와 경국대를 지역의대 신설 대학으로 선정하고 2030년 첫 신입생 입학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신설 의대에 배정하기로 한 연간 정원 100명을 순천대 60명, 경국대 40명으로 나눴다. 순천대의 개교 초기 교육 여건과 경북 남부권에 기존 의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공의모)은 이날 성명에서 정부의 정원 배분을 비판했다. 공의모는 “가르칠 여건도 부족하다면서 의대부터 세우고, 정원은 나중에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초기 운영 여건을 이유로 정원을 제한하면서 향후 추가 배정 가능성을 열어둔 점을 지적했다.

공의모는 “어제는 없애야 할 미니의대가 오늘은 새로 만들어야 할 의대가 됐다”며 과거 소규모 의대의 교육 효율성을 증원 근거로 제시했던 정책 방향과 이번 결정이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 신설만으로 지역의료의 공백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정치적 계산으로 결정한 두 국립의대 신설을 즉각 철회하고, 의대 신설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의대 신설의 판단 기준이 교육 역량이어야 한다는 요구는 앞서 대한의사협회도 제기했다. 의협은 앞서 전남 지역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 갈등에서 충분한 기초·임상 교원과 실습 가능한 부속병원, 의학교육 평가인증 요건 충족 가능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교육·연구·진료 기반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은 채 시설과 정원부터 늘리면 학생과 지역주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원 확보와 소규모 의대 운영에 드는 비용도 쟁점이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개인 SNS에 올린 ‘미니의대, 비효율의 극치’라는 글에서 “학생이 적다고 가르쳐야 할 의학의 범위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며 “한 학년에 40명을 뽑든 100명을 뽑든 해부학과 생리학을 가르쳐야 하고, 여러 분야의 임상실습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임상교수가 진료로 병원 수익을 창출하더라도 교육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을 유지하는 비용은 별도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의대도 기초의학 교원과 후속 세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신설 의대가 필요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도 우려했다.

다만 소규모 의대라는 이유만으로 교육의 질이 낮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정 교수는 “물론 충분한 재정과 인력을 갖춘 소규모 의대에서도 좋은 교육은 가능하다”며 “다만 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더 투자해야 하는지, 그 투자를 누가 얼마나 오래 책임질 수 있는지는 예상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재원을 기존 지역 의대의 교육과 수련 기반을 강화하는 데 쓰는 방안과 충분히 비교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지역 의대 교수는 "과거 서남의대 사태를 잊은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교원과 실습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부실 의대는 학생들은 물론 국민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기존 의대들도 의대 증원으로 의사 출신 기초의학 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신설 의대가 충분한 교육 여건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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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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