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3.31 07:03최종 업데이트 23.03.3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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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본회의 상정 지연…민주당, 겉으론 강행 처리 언급하면서 속내는 '부담'

민주당은 협의점 찾아야 '강행 처리' 비판 줄어, 여당도 거부권 연이어 행사 부담

30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여야는 간호법 등의 본회의 상정을 4월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사진=한국방송공사 유튜브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 등의 본회의 상정이 당초 3월에서 4월로 미뤄지게 되면서 상정 연기 뒷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국회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양곡관리법과 달리 간호법 등의 본회의 상정이 지연된 이유는 간호법 통과가 여야 모두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표면적으론 법안처리를 30일에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 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 이후 기자들에게 "간호법 등 법안에 대해 오늘 상정해서 표결하자고 했지만 국민의힘이 좀 더 숙고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당 핑계를 댔지만 민주당은 내심 강행 처리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양곡관리법이 통과된지 일주일만에 정부와 여당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간호법을 재차 통과시킬 경우 독단적 법안 강행 처리라는 반대 여론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보건의료계 13개단체는 연대 파업까지 언급한 상태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여부도 민주당 측에선 큰 변수다. 양곡관리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이 유력한 상황에서 똑같이 본회의로 직회부된 간호법을 곧바로 통과시키는 것은 민주당 입장에선 분명 부담스러운 선택지다.

따라서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여당의 도움없인 법안을 다시 통과시키기 어려운 만큼, 차라리 거부권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어느 정도 협의점을 찾은 뒤 본회의에 상정시키는 것이 민주당 입장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인 것이다. 

민주당 복지위 관계자는 "양곡관리법에 대한 여당의 비판이 거세고 거부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간호법 본회의 상정은 국민 여론에 있어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 입장에서도 대통령 거부권을 연이어 행사하는 것 보단 논의를 통해 일정 부분 반대 의견이 반영된 수정 대안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편이 부담이 적다. 즉 절충안 마련의 필요성이 여야 모두에게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좀 더 논의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당사자(보건의료단체)간 양보와 타협을 압박하자는 취지"라며 간호법 상정 연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 본회의 상정 일정은 다음 달 13일이 유력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은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 의사단체 등과의 협의·조정 과정을 거쳐 4월 13일 본회의까지 매듭짓고 처리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안 마련을 위한 논의에도 가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다음 본회의까지 기간이 2주도 남지 않은 만큼 벌써 여야 주도로 간호법 찬반 단체간의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고 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간호법 등 관련 단체들을 이번주부터 차례로 면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측에서도 김기현 대표 주도로 대안 논의를 위한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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