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9.18 10:13최종 업데이트 22.09.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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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50명 미만 미니의대 18개교...기존 의대 교육 내실화·필수의료부터 재정 투입하라

[의대 신설의 폐해와 부작용]④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반복되는 의대 신설 주장의 폐해와 부작용  
 

2020년 의료 파업의 주된 원인이 의대 정원 증원 반대였을 정도로 의료계의 반대가 거세지만, 국회와 정부는 여전히 의대 신설 주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1대 국회 들어서 여야가 발의한 의대 신설 법안은 8건에 달하며, 새 정부 들어서도 의대 신설이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될 가능성이 커졌다. 의료계는 의대 신설에 대해 막대한 예산 낭비는 물론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의료계 주요 오피니언리더들과 함께 반복되는 의대 신설 주장의 폐해와 부작용을 낱낱이 파헤쳐본다. 

①안덕선 전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 "교수 최소 110명 확보, 500병상 부속병원 예산 지원 부당"
②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 "불 보듯 뻔한 의대 신설 실패 책임은 누가 지나"
③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의사수 부족 아닌 과잉…‘공공’ 내세운 ‘포퓰리즘’ 의대신설법안"
④이태연 대한정형외과의사회장 "일본은 의대정원 축소...의대 신설 주장, 백년 앞을 내다본 것인가"
⑤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정원 50명 미만 미니의대 18개교...기존 의대 교육 내실화부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대 신설 법안은 총 8건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 문제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 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돼있지만,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대신설 법안 발의를 이어가고 있다. 새 정부 들어 더불어민주당 외에 여당을 중심으로 의대신설 법안이 나오고 있고, 최근에는 정부의 국정과제라는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인들은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기회 삼아 의사만 늘리면 마치 코로나19가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 또한 의사가 적어서 신종 감염병 대응에 취약하다고 한다. 의대 신설을 주장하는 근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39명으로 회원국 평균인 평균 인 3.58명에 한참 미치지 한다"가 항상 등장한다. 

그리스는 인구 1000명당 6.3명으로 대표적인 의사 과잉 배출 국가이지만, 지역과 직역 간 큰 격차와 불균형으로 해외로 이주한 의사는 1만 7500명이고 6000곳의 공공병원의 의사 직은 공석으로 남아있다. 

최근의대 정원을 확대한 독일의 경우는 3000명 가량의 의사들이 근무 조건에 만족하지 못해 다른 나라로 떠나고 있다. 현재 외국인 의사 5만여 명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상황에서는 공공의대 설립이 의미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대의 현실은 의대 수(의대 41개, 한의대 12개를 포함해 총 53개)는 면적 대비는 물론이고 인구 대비에서 조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니의대 다수 설립 우리나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대 보유 

특히 1985년 이후부터는 국립이건 사립이건 간에 '미니 의과대학의 다수설립'이란 정책으로 13년간에 18개교가 설립됐다. 인구가 2.85배 증가하는 60년 동안에 의과대학은 41개교, 한의과대학은 12개교로 총 53개교가 돼 거의 11배의 증가를 보였고, 입학 정원은 3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면적과 인구대비해 세계 최고로 많은 의과대학을 갖는 국가가 됐다. 

일반 교육학에서는 학문의 특성에 따라서 가장비용-효율적 운영이 되면서도 교수학습 측면에서 가장 교육효과적인 학생 규모를 항상 연구한다. 의학교육학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교당 최하 80명에서 최고 120명의 입학정원이 적정 규모로 추산된다. 즉, 의대 신설보다 최소 학생규모의 의대 정원을 합리적으로 재조정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임상의학 교육에 필수인 부속병원 경영에도 이러한 적정 규모 개념이 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유명 의과대학 입학정원은 편차가 적은 평균 100명 전후에 해당한다. 일본 90명, 미국 110명이 그 전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현재 최하 40명, 최고 135명으로 편차가 크고 평균 75명 수준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에는 의학교육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소규모 정원의 전형인 50명 미만인 경우가 18개교(40명 정원이 10개교, 49명 정원이 8개교)로 전체의 44%에 해당할 만큼 많다. 

최근 들어 필수의료 의사 부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증질환 치료를  담당하는 국내 상급 종합 병원은 모두 45곳이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3월 기준으로 2만2767명의 의사가 상급 병원에 종사하고 있다. 

2022년도 의학교육 평가인증 진행 중인 대학이 11개소이다. 30개소는 인증을 통과했으나 2년 기간으로 통과한 1개 대학과 4년 인증 받은 곳이 14개소, 그리고 6년 인증을 받은 5개 대학으로 다양하다. 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일선 의과대학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것은 '의학교육 평가인증(판정)'이다. 흔히 '인증평가'라고도 불리는 평가인증은 각 의과대학 교육에 대해 평가하고, 그 결과에 대해 '4년 인증' 또는 '6년 인증'과 같은 판정이 내려지는 일련의 절차와 결과를 말한다.

현재 판정 단계는 조건부인증을 제외하면 2년, 4년, 6년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의 의과대학은 4년 인증을 받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일부 의과대학이 6년을 성취해내고, 2년 인증을 받았던 대학은 아직 하나뿐이다. 하물며 신설의대는 이보다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의대에 부속병원 신설하는데 최대 3666억원 소요...재정부담에 교수인력도 못구해

추가적인 재정 소요도 문제다. 그간 발의된 의대 신설법 11건 중 국회예산정책처가 비용 추계서를 제출한 9건을 비교 분석해 의대 1곳을 신설하는데 드는 비용을 집계했다. 의대 정원 규모 등에 따라 비용은 달라졌으며 연평균 최소 96억원에서 최대 458억원이 투입돼야 했다.

특히 추가소요재정이 가장 많이 드는 법안은 ‘국립창원대 의대 설치 특별법’(강기윤 의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창원대에 입학 정원 100명인 의대와 부속병원 1개소를 설립한다는 가정 하에 법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규정한 부칙을 고려해 추계기간은 8년으로 했다. 그 결과 부속병원 설립 비용은 총 2371억원으로 나타났고, 등록금과 기숙사비 지원에 필요한 재정은 총 130억원이었다. 자산 취득비, 기본경비, 운영비 등에 드는 비용까지 합산하면 8년간 총 3666억원, 연평균 458억원이 필요했다.  

신설의대에 투입해야할 재원이 가히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들 의과대학에 서 확보해야 할 교수인력이 확보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초의학 전공자가 드물어 서울 경기지역에도 정년퇴직하고 충원할 교수진조차 부족한 것이 현실인데, 하물며 지방 의과 대학 지원자가 없을 것이 분명하다. 임상교수들도 신설 의대에서 필요한 80여명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특히 의대 설립 과정에서 부속병원이 동시에 신설되기 위해서는 2023년 상반기부터 공공기관의 예총사업비 2000억원 이상이면서 기관·정부 부담액이 1000억원 이 상인 경우로 예비타당성조사 의무 시행 요건에 해당한다.

현재 예타 평가 비중이 개편된 이후로는 수도권의 경우 이전보다 경제성 점수가 더 많이 반영돼 이전과 같이 경제성만으로 통과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비수도권의 경우 경제성 점수가 낮더라도 정책성이나 지역균형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면 예비타당성조사 통과가 가능하긴 하다. 그러나 의대와 의과대학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백억의 운영자금이 필요하다.

정부지원금과 지지체가 반씩 부담한다면 의대가 설립된 지역의 지자체에서 이를 감당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기보다는 황폐화가 가속화할 것이다. 

이들 의과 대학에서 졸업생이 배출 되는 6년 후 전공의 수련 과정 5년을 더하고 군대 복무 3년을 더하면 14년 후에 해당 지역에 의사가 배치된다고 하더라도 이들 지역의 대부분이 인구 소멸지역에 해당해 인구가 절대적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특히 필수의료에 필요한 임상 환자조차 확보가 불가능해진다.  

특히 공공의대를 마친 의사들은 의무 복무기간을 마치면 어디로 갈까. 군 위탁 교육생의 진로선택을 보면 알 수 있다, 군 위탁교육생 100명 중 72명이 서울대에 들어갔고 24명이 연세대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지원한 진료과는 개업 후 돈 잘 버는 피부과나 정형외과 등에 몰렸고, 군에서 필요한 외과와 응급의학과는 딱 1명이 지원한 실정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보면 애초에 위탁교육생들은 군의관이 목적이 아니라, 의사가 되기 위해서 위탁교육 제도를 우회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의대 신설은 필수 의료 확보와는 전혀 무관하게 의무 복무기간이 지나면 피부, 미용, 성형 등 비필수과 수도권의 의사는 더욱 넘쳐날 것이다. 결국 의사들의 근무 환경 악화로 인해 결국은 이들 중 많은 의사들이 미국이나 일본의사 고시를 준비 하는 의사들 해가 갈수록 늘고, 국내 의사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다. 
 
의대신설의 비용과 유지보다는 기존의 의과대학 교육의 내실화와 전공의 양성 비용에 대한 국가의 재정 투입과 필수 의료에 대한 정책적인 정부지원이 의대 신설보다 더욱 시급하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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