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9.19 06:35최종 업데이트 25.09.1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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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 커지는 제약사 의학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환자 중심·AI 시대 속 가교 역할

KSPM 2025 Medical Affairs 포럼서 제약사 의학부 가치와 역할 논의

KSPM이 18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한국제약의학회(KSPM) 2025 Medical Affairs Forum'을 개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과거 연구개발과 영업·마케팅을 지원·보조하는 부서로 여겨진 의학부가 제약사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환자 중심 혁신을 주도하고, 치료제 가이드라인 수립으로 환자 치료 기회를 열고 있다.

18일 가톨릭교 서울성모병원에서 개최된 '한국제약의학회(KSPM) 2025 Medical Affairs Forum' 세션1에서 제약사 의학부(Medical Affairs)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한국제약의학회 정형진 부회장은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McKinsey)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의학부의 전략적 진화를 설명하고, 환자 중심의 역할 정립을 제안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의학부 이주연 상무는 환자 중심 활동의 사례를 공유하며, 의학부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다국적사 의학부 리더들이 미래 의학부의 가치와 임팩트에 대해 논의했다.

보조 역할로 인식된 의학부, 이제는 제약사의 한 축 역할

KSPM 정형진 부회장은 맥킨지가 약10년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의학부의 변화를 소개하며 "과거에 의학부는 R&D와 커머셜(영업·마케팅) 사이에서 보조 역할을 하는 정도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제약사의 '제3의 전략 기둥(Third Strategic Pillar)'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2017년에는 의학부가 R&D 성과 부족을 메우고, 영업에서의 과학적 정당성을 보완하는 역할로 평가됐다. 2020년부터는 의학부가 전략적 파트너로 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으며, 2025년 보고서에서는 의학부가 '제3의 전략 기둥(Third Strategic Pillar)'으로 역할한다고 언급됐다. 이와 함께 맥킨지는 ▲근거 생성 ▲치료 접근성 향상 ▲맞춤형 소통 ▲의학부 리더십 강화 등을 의학부의 핵심 역할로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예전에는 몇 번 만남을 했는지, 몇 번 심포지엄을 열었는지가 성과였지만, 이제는 환자의 삶과 치료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가 핵심 지표가 돼야 한다"며 "의사의 진료 행태가 바뀌었는지, 환자가 더 빨리 치료를 시작했는지, 환자의 삶의 질이 개선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이러한 변화를 수치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의학부는 단순한 정보 제공자를 넘어 ;환자 중심의 전략적, 데이터 기반 가치 창출자'로 변모할 것"이라며 "제약사의 제3의 기둥으로서 과학적 리더심을 발휘하고, 데이터와 디지털 기반의 환자 중심 솔루션을 제공하고, 통합된 의료 생태계의 핵심 연결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의학적 가치와 인사이트를 제시하고 빅데이터 분석으로 환자 니즈를 파악해 치료 결과를 개선한다. 또한 AI·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의사 및 환자와의 소통 방식을 고도화한다. 아울러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관계와 가치기반 의료 모델 구축에 기여한다.

다시 말해 제약산업 생태계 전반에서 전략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혁신의 주체'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질환에서 환자 중심으로 치료 패러다임 변화…접점 늘리는 의학부

이어 길리어드 이주연 상무는 환자 중심 의료 변화를 언급하며, 길리어드에서 수행한 환자 참여 활동을 소개했다.

이 상무는 "최근 치료의 개념이 질환 치료에서 환자 치료로 변하고 있다. 단순히 환자를 위한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과 연구, 치료·서비스 설계의 중심에 환자를 두고 있다"며 제약사의 역할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그동안은 환자의 경험을 직접 듣기보단 의사가 대신 전해주는 이야기에만 의존했다. 하지만 실제로 환자가 겪는 어려움은 의사 인식과 차이가 있었다"며, 환자 의견 청취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환자의 의견을 데이터화해 의료 현장에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길리어드 코리아는 환자 의견을 직접 반영하기 위한 자문 모임을 마련했다. 단, 회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방식이 아닌 제3자를 통해 환자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이는 객관적인 의견을 확보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결정이다.

제3자는 환자 친화적 언어를 사용해 대화를 이끌었으며, 이를 통해 환자가 가진 잘못된 질환 지식 혹은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 상무는 "얻은 의견은 교육자료나 전략 등에 반영했다"며 "이를 통해 환자의 질환 인식을 개선하고, 치료를 더 빨리 시작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사노피 코리아 김동한 메디컬 어드바이서,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이주연 컨트리 메디컬 디렉터, 화이자 코리아 신지수 컨트리 메디컬 디렉터, 노바티스 조하나 컨트리 메디컬 헤드

환자 중심 의료, AI 시대 속 의학부가 나아갈 방향은?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노바티스, 화이자, 길리어드의 의학부 리더들이 참여해 의학부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했다.

노바티스 코리아 조하나 컨트리 메디컬 헤드는 "노바티스에서 의학부는 미래를 준비하는 부서"라며 "실제로 희귀 유전자 치료제 도입 당시 국내에 관련 기준이 없었는데, 학회와 협력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환자 치료 기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코리아 신지수 컨트리 메디컬 디렉터는 "의학부는 회사 내부에서 의사와 환자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환자와 의사가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회사 전략에 반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언급했다.

이어 서양에 집중된 본사의 연구개발 방향을 넓힌 사례를 소개했다. "인종적 유병률 혹은 매커니즘이 달라 수요가 있는 시장의 연구개발을 고려할 수 있게 했다. 환자군의 근본적인 차이를 발견해 스터디 설계에 서브그룹으로 포함하거나 별도 스터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의학부가 전사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길리어드 코리아 이주연 메디컬 디렉터는 회사 내부에서의 의학부 신뢰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외부에서 인정받는 것만큼 회사에서도 신뢰를 얻어야 전략 수립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AI 확산에 대해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의견이 모였다. 의학부 고유 가치에 대한 고민이 과제로 떠올랐다.

조 헤드는 "커머셜과 이야기하다보면 의학부가 즉각적으로 답변을 주지 않거나 돌아온 답변이 부족해 챗gpt를 활용한다는 의견이 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을 AI가 빠르고 정확하게 준다면,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단, 의학부는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 디렉터는 "회사 내부에서도 제너레이티브 AI 활용을 권장하고, 자체 툴을 개발하고 있다"며 "어떤 컨텐츠를 개발하거나 데이터를 만들 때 AI가 잘 이해하고 채택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디렉터는 "AI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친해져야 하는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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