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29일 성명을 통해 "졸속 정책으로는 건강보험 재정도, 제약산업도 지킬 수 없다"며,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책임 있는 정책 전환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 제도 개편이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데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약가 정책은 단순한 가격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제약산업 생태계, 수만명 제약산업 노동자의 고용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개편 추진 방식을 문제 삼았다. 한국노총은 "건강보험 재정 내 약품비 증가 속도가 전체 진료비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약품비 관리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며 "문제는 방식이다. 정부는 충분한 분석과 대안 없이, 제약산업과 노동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노동자의 고용 불안과 의약품 공급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제네릭 의약품은 제약산업에서 비교적 예측 가능한 매출 구조를 통해 기업의 존속을 가능하게 하고, 신약 연구개발(R&D)로 이어지는 중요한 재원 역할을 하는 만큼 산업 구조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산업 구조와 현실을 외면한 급격한 약가 인하는 기업 경영 악화를 넘어 고용 축소, 임금 삭감, 연구개발 위축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문제의 해법은 단순한 가격 인하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의약품 공급 안정, 필수의약품 생산 유지, 국민 건강권 보장을 함께 고려하는 구조적 접근이어야 한다. 과거 약가 인하 정책이 제약산업 매출 급감과 현장의 혼란을 초래했던 경험을 정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약가 정책은 제약사만의 문제가 아닌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약가 정책은 생산·연구·영업 전반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일자리와 직결되며, 무분별한 약가 인하는 결국 노동조건 악화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과 건강권까지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자·환자·국민을 배제한 채 밀실행정과 탁상행정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는 약가 제도 개편의 근거와 재정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사회적 논의 구조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노총은 향후 약가 제도 개편 논의 과정에서 건강보험 가입자의 이익과 노동자의 생존권이 조화롭게 반영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정책을 빌미로 노동조건 후퇴와 고용 불안을 초래하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