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1.26 19:35최종 업데이트 26.01.26 19:35

제보

약가제도 개편안 입장차 여전…복지부 "핵심은 약가인하 아닌 '구조개편'"

제네릭 약가 53.55%→40%대 조정안에 업계 반발 "오리지널 70%로 경쟁 되겠나…중소·중견 제약사 벼랑 끝"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을 놓고 제약업계와 학계, 환자단체, 정부가 국회에서 공개 토론을 벌였다.

26일 국회의힘 백종헌·한지아·안상훈 의원 주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약가제도 개편 이대로 좋은가 정책토론회- 건강보험 지속가능성과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의 균형모색'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이날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53%에서 40%대로 낮추는 방안을 두고 제약업계는 국내 제조 기반과 연구개발 재원이 위축될 수 있다며 개편안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약가제도 개편 핵심은 약제비 절감이 아닌 구조개편이라며, 공급 안정과 혁신 유도를 위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28일 건정심에 보고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 약가 산정률은 현행 53.55%에서 40%대로 조정된다. 이와 함께 약가 가산제도는 기존 기본 가산 59.5%를 폐지하고, 혁신성과 수급 안정 기여 중심으로 가산 대상과 비율을 재편한다.

구체적으로 제네릭 최초 등재된 오리지널 약제에는 산정률 70%를 적용하고, 가산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기존 혁신형 제약기업에 적용되던 68% 가산은 제도 개편을 통해 차등화될 예정이다. 매출액 대비 의약품 R&D 비율이 상위 30%인 기업은 68%, 하위 70%인 기업은 60%의 가산률을 적용한다. 국내 매출 500억원 미만이거나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2상 승인 실적이 3년간 1건 이상인 기업은 55%의 산정률을 부여한다. 이들 기업의 가산 기간은 '3년+알파'다.

이 같은 약가제도 개편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제약업계는 공급망과 혁신 투자 기반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사회적 합의 없는 제도 추진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출처=보건복지부

제약 업계 "중소·중견 제약사 벼랑 끝…​예측불가능한 환경, 연구개발·글로벌 진출 악화시킬 것"

대웅제약 윤재춘 부회장은 제네릭 약가 조정안은 사실상 '20% 이상 일괄 인하'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제약업계는 10년 전부터 계획하고 투자해 10년 뒤에 성과가 나오는 산업"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제도가 예측 불가능해지면 신약 연구개발과 글로벌 진출 동력이 꺾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종근당 김영주 대표이사도 "제네릭 약가인하 정책은 자국 생산을 포기하는 행위"라며 "이는 품절 사태, 품질관리 이슈,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특허 만료 이후에도 오리지널이 상당 점유율을 유지하는 국내 시장 구조를 문제 삼았다. 김 대표는 "(오리지널과 제네릭 점유율이) 6대4 정도로 가는 것 같다"며, 시장경제 논리로 보면 저가구매 인센티브가 있을 때 가격이 낮으면 더 많이 구매해야 되는데 오리지널 점유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제약협동조합 조용준 이사장은 개편안이 단순한 산정률 조정이 아니라 국내 의약품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우리 제약 산업에 허리 중소 중견 제약사들이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국산 전문 의약품 약가 제도 개편안은 단순히 숫자를 낮추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내 의약품 공급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 중견 제약사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제네릭 중심 구조 탈피' 주장에 대해서는 "방향성에는 100% 공감한다. 하지만 그 방법과 속도에 대해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 이사장은 중소·중견이 대기업과 달리 외부 자금조달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제네릭 수익이 사실상 연구개발 재원으로 기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중소 중견 제약사들은 매출 대부분을 자체 수익으로 R&D에 투자한다"며 "대기업처럼 대규모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네릭은 신약 개발을 위한 유일한 캐시카우"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강행될 경우 매출 3조 6000억원 감소, 영업이익 50% 급락, 1만1500명 고용 감소가 예측된다"며 "국내 공급망은 전국 곳곳의 중소 제약 공장에서 시작되는데 이들이 무너지면 보건안보도 흔들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국내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4.8% 수준인 상황에서 10% 이상의 약가 인하는 대다수 기업의 적자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이사장은 약가 인하 대상 품목 구성도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번 약가 인하 대상 품목의 70% 이상이 중소 중견 제약사가 보유하고 있어 품목 수와 영업이익 감소 폭 측면에서 중소 중견 제약사의 체감 부담이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중견사의 제네릭 수익이 바이오벤처를 지원하는 '전략적 투자자(SI)' 역할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구바이오제약은 단순히 약을 생산해 파는 기업이 아니다"며 "유망 바이오 벤처에 투자하고 사업화를 돕는 전략적 투자자, 즉 SI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SI 모델은 한국형 신약 개발의 핵심 루트를 개척하는 새로운 오픈 이노베이션 패러다임"이라며 "약가가 인하되면 이러한 투자 재원이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급격한 약가 인하가 고용과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정밀하게 분석을 위해서 제도 시행의 유예 및 영향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김연숙 과장

복지부 "약가제도 개편, 절감 목적 아냐…공급안정·혁신유도 위한 구조개편"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김연숙 과장은 약가제도 개편의 핵심은 '약가인하'가 아닌 '구조개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한 기존의 절감 목표 중심의 제도 개편하고는 좀 많이 다르고 구조 개편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정책 범위나 제도 방식이 다르다"며 "전체적으로 약제비 절감 목표가 아니라는 걸 한 번 더 강조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개편안 논의 과정에 대해 "지난해 11월 28일에 건정심 보고했던 약가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 지금 산업계 전문가 또 국민 의견을 포함해서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고 굉장히 고민하고 또 신중하게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약가 제도로는 우리 국민에게 치료 접근성뿐만 아니라 필수 의약품 일반적인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공급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라는 위기의식과 고민을 토대로 개선 방안을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해외 제네릭 산정률을 참고한다는 업계 지적에 대해서는 "제네릭에 대한 산정률을 참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제외국도 주기적으로 조정하고, 동시에 제네릭 활성화를 도모하는 정책으로 활용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실상 2012년 이후에 개편이 없었다.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급 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퇴장방지·필수의약품 보완책을 제시했다. 김 과장은 "퇴장방지의약품이나 국가 필수 의약품의 원가 보전 기준을 현실화한다든지 대상을 보다 확대한다든지 하는 부분을 제도 개선 방안에 담고 있다"며 "기등재 약재를 조정할 때도 저가 의약품이나 단독 등재 등 수급 안정이 필요로 하는 약재는 최대한 제외될 수 있도록 하면서 공급 불안정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산 원료 사용 촉진과 관련해선 "기등제 의약품에 대해서도 대상으로 포함해서 협회와 같이 소급해서 적용하는 안을 진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영주 대표이사는 정부 개편안과 관련해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은 70%를 주고, 가산 기간을 '3년+알파'로 주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의하며, 제네릭 가격만 낮추는 방식이 오히려 경쟁구조를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연숙 과장은 약가제도 개편이 단순한 절감 목적이 아니라 구조개편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 과장은 "종합적인 약가 개편의 목표는 치료 접근성뿐만 아니라 필수 의약품, 일반적인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공급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한계에 다달았다라는 위기의식에서 검토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 과장은 혁신 우대에 대해 "현재는 1년 동안 우대 기간을 운영하는데 '3년+알파'로 대폭 안정적으로 늘리려고 고민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산업이 신약만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보다는 제네릭을 같이 하는 기업이 많은 현실을 감안하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네릭 시장에 대해서는 "우리 국내 제약 산업의 제네릭 점유율 굉장히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은 거에 대해서 굉장히 자부심을 갖고 있고 감사드하다. 다만 성분별로 약효별로 봤을 때 품목 수가 과다한 문제가 있기는 하다"고 언급했다.

학계 "인위적 약가인하·제약산업 재편, 건보재정에 도움 안돼"

목원대 보건의료행정학 권혜영 교수는 정부 발표 이전에 사회적 합의나 공론화 과정이 없었던 점을 지적하며 "합의를 거치지 않고 추진되는 점이 굉장히 우려스럽다. 이 때문에 업계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당황스러운 발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위해 특허만료 의약품에서 재정 절감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건강보험 가입자로서, 경제학자로서 건보재정의 절감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는 영역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재정 절감의 핵심은 특허 만료된 의약품이다. 이 때문에 제네릭을 통한 재정 절감은 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는 제네릭으로 재정 절감을 실현한 적이 없다"며 "가격을 내려도 처방량이 증가해 총지출이 떨어지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제네릭 산정률이 40%냐 50%냐를 놓고 논쟁하는 것은 실효성이 낮다. 어차피 기업은 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제네릭으로 재정 절감을 실현한 적이 없다. 가격을 내려도 처방량이 증가해 총지출이 떨어지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핵심은 시장경쟁 구조를 만들어 가격을 더 낮춘 약이 더 처방되는 구조 '더 로어 더 모어'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가격경쟁이 아닌 리베이트 경쟁이 작동해 시장 기능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단체는 약가제도 개편의 목표를 혁신과 접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의 부담 완화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는 "제네릭 상한가가 70%든 53.5%든 환자 부담은 진찰료·조제료 등을 고려하면 체감하기 어렵고, 중증 환자는 본인부담상한제 등으로 차이가 더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제네릭 가격보다 생존과 직결되는 혁신신약 접근성"이라며 "구조적 해결책으로 참조가격제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