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9.13 17:41최종 업데이트 21.09.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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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아토피연합회, '아토피피부염 치료와 질환 관리 현황' 설문조사 결과 발표

아토피피부염으로 사회생활·대인관계·정서 문제·취업·구직·대중 시설 이용 등 어려움 겪어

아토피피부염 환우 대상 서베이 결과 인포그래픽.

아토피피부염 환우들의 모임인 중증아토피연합회가 14일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을 맞이해 아토피피부염 환자 672명을 대상으로 '아토피피부염 치료와 질환 관리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1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3~22일 약 10일 간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해 온라인 조사로 진행했다.

설문에 참여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유병기간은 11년 이상이 40.5%로 가장 높았고, 3~7년이 20.1%, 7~10년이 15.6%, 1~3년이 14.0%로 나타났다.

증상 발생 후 의료 전문가를 통해 아토피피부염을 진단을 받기까지 걸린 기간은 3개월 미만이 43.0%로, 비교적 빨리 진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1년 이상이 걸렸다는 응답도 15.8%에 달했다. 질환의 중증도는 경증이 44.6%, 중등증이 26.3%, 중증이 17.0%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환자들이 생각하는 아토피피부염의 치료 목표는 1순위 응답 기준 가려움 완화가 29.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가능한 빠르게 증상 개선(20.5%), 증상 개선 효과의 장기적인 유지(18.8%), 얼굴/목 등 노출 부위 피부 개선(13.4%) 순이었다.

1~5순위 응답을 복합적으로 살핀 결과도 유사해 가려움 완화, 증상 개선 효과의 장기적인 유지, 얼굴/목 등 노출 부위 피부 개선, 가능한 빠르게 증상 개선 순이었다. 가려움의 완화와 빠른 증상 개선 및 개선 효과의 장기적인 유지 등이 환자들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추정할 수 있었다.

현재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해 받고 있는 치료법으로 74.6%의 환자가 바르는 약(국소 치료)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53.0%가 항히스타민제를, 37.4%가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신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는 9.4%였고,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특정 원인 물질을 표적으로 억제하는 최신 표적 치료제(생물학적제제+JAK 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가 31.1%였다.

침, 한약 등의 한의원 치료 및 대체의학/민간요법 등을 사용한다는 환자도 각기 9.4%, 10.1%에 달해, 표준요법 이외의 치료에 대한 의존도가 아직까지도 높다는 점을 보여줬다. 치료법에 대한 만족도는 생물학적제제가 3.83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고, 바르는 약(3.67점), 항히스타민제/스테로이드제(3.50점), 광선 치료(3.30점)에 대한 만족도가 타 치료법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전신 면역억제제(2.98점), 대체의학/민간요법(2.91점)은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치료법 중에서도 최근 환자들의 관심이 높은 최신 표적 치료제 처방 현황 및 인식을 별도로 알아봤다. 31.1%의 환자가 최신 표적 치료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고 현재 처방 중이라고 응답했다. 치료받은 경험이 있으나 현재는 중단한 상태라는 응답도 8.6%였으며, 치료를 받고 싶었지만, 처방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16.1%에 달했다.

특히 1~3년은 중증 환자가 3.2%였던 것에 반해 11년 이상은 중증 환자 비중이 33.5%를 차지하는 등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중증도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최신 표적 치료제의 처방 경험과 처방 받고자 하는 의향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상관계수: 0.49,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높음).

현재 처방 중인 최신 표적 치료제는 생물학적제제가 93.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최신 표적 치료제에 대해 아쉬운 점으로는 얼굴/목 등 노출되는 피부 개선 효과의 부족, 전신 피부 개선 효과의 부족, 빠르게 효과가 발현되지 않음 등이 꼽혔다.

최신 표적 치료제로 치료를 받다가 중단한 경우의 중단 사유도 유사해, 1순위 응답 기준 빠르게 효과가 발현되지 않음이 30.8%, 전신 피부 개선 효과 부족/고가의 치료제 가격 부담이 15.4%, 얼굴/목 등 노출되는 피부 개선 효과의 부족이 14.3%로 나타났다. 생물학적제제의 출시로 아토피피부염의 치료 효과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남아있어 이를 충족하는 치료 옵션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최신 표적 치료제로 치료를 받고 싶었지만 처방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는 보험급여 기준(국소치료제 4주 이상 및 면역억제제 3개월 이상 치료, EASI 23 충족)을 충족하지 못해서가 29.7%로 가장 높았고, 치료비 등 경제적인 부담이 커서(24.8%)가 뒤를 이었다.

이와 연계해 현재의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보험 기준에 대해서도 일부 개선되어야 한다가 39.6%,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야 한다가 30.4%로 70.0%에 달하는 환자들이 현재의 기준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실제 질환의 경과와 환자들의 치료 여건을 반영한 현실적인 보험 기준 개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치료 현황 및 인식과 함께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해 환자들이 일상에서 겪고 있는 고충도 살펴봤다. 질환 때문에 생활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1순위 응답 기준 전반적인 아토피피부염 치료 과정(시간, 치료법 등)이 3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외 사회(직장/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22.5%), 대인관계(이성/친구, 동창회, 각종 모임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19.8%), 정서적 문제(우울, 불안)를 겪는다(8.6%) 순으로 나타났다.

공중시설(수영장, 헬스장, 찜질방 등)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5.1%), 취업 및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다(4.6%)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환자들이 질환의 증상 및 치료에 따른 어려움에 더해, 외부로 보이는 병변으로 인해 사회경제 활동과 대인관계 등에도 많은 제약이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적인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 관리와 치료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가 35.9%, 매우 크다가 18.0%로 환자의 절반 이상인 53.9%가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경제적인 부담은 유병기간과도 관계가 있었다. 1년 이하는 크다(매우 크다 10.9%+크다 41.3%)는 응답이 52.2%인데 반해 유병기간이 11년 이상인 환자는 크다(매우 크다 33.5%+크다 38.2%)는 응답이 71.7%로 환자가 느끼는 경제적인 부담이 더 높았다. 아토피피부염이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점에서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인 부담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과 관련해 알고 싶은 정보는 새로운 치료 방법 및 신약 관련 정보가 35.4%를 차지했고, 이외 질환(원인, 증상 등)에 대한 정보(22.0%), 질환 치료 결과와 예후에 대한 정보(15.9%), 다른 환자들의 치료 경험(13.8%) 순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이 아토피피부염과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 주로 이용하는 채널로는 중아연 회원 및 다른 환자들의 수기 경험을 통해(17.9%), 담당의 또는 주치의를 통해(17.7%), 가족/보호자 및 기타 지인을 통해(13.5%) 등 주로 인적 관계를 통해 정보를 입수하는 경향이 높았고, 이외 포털 검색을 통해(17.0%) 혹은 중아연 사이트 및 카페를 통해(14.4%)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중아연 박조은 대표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가려움증, 통증 등으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피부에 보이는 병변 때문에 학교 및 직장생활, 대인관계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경증의 환자들도 있지만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중증 환자도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가벼운 피부 질환, 생활습관 관리를 못해서 생긴 질환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다. 올해 세계 아토피의 날을 맞이해 질환과 환자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좀 더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나타났듯이 새로운 치료제의 출시로 환자들의 치료 환경이 좋아졌지만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 더 좋은 치료제들이 빨리 출시돼 환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이런 치료제들의 보험 기준이 완화되어 필요한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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