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7.31 07:57최종 업데이트 26.07.3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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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코앞인데 이대로 괜찮을까?…약가인하 기준 가격 등 세부기준 여전히 안갯속

중복 인하·준혁신형 우대 적용·원료 직접생산 인정범위 등 쟁점…퇴방약 기준은 일부 보완

사진=노트북LM 생성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8월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편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약가인하 기준 시점과 품목별 약가 산정, 혁신형·준혁신형 우대 적용 등에 대한 세부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업계 혼란이 우려된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제도 시행을 유예하고 기등재약 조정 기준과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 우대 적용방식, 공급안정 가산 등 세부사항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제약산업계 관계자 A씨는 "약가 인하와 관련해 산업계가 여러 세부기준을 보완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제도 시행을 앞두고 기업이 품목별 약가와 우대 적용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내려간 현재 약가에 다시 45%?…기등재약 기준가격 놓고 이견

이번 개편으로 약가가 조정되는 기등재 특허만료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기준가격을 어느 시점으로 정할지가 쟁점이다.

산업계는 현재 약가가 아닌 기존 제네릭 약가 산정체계가 도입된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2년 이후 사용량-약가 연동제와 실거래가 조사, 급여 적정성 재평가 등으로 이미 약가가 인하된 품목에 새로운 산정률을 적용하면 기존 인하분이 중복 반영될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는 약가개편 시행 시점과 가까운 올해 약가에 새로운 산정률을 적용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산업계는 기준시점을 2012년이나 일괄 약가 인하가 마무리된 2014년으로 이해하고 있었지만, 정부는 올해 약가를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여러 차례 약가가 내려간 상태에서 현재 가격을 다시 기준으로 인하하면 제약사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등재 약제를 등재 시점에 따라 2012년까지 등재된 약제와 2013년 이후 등재된 약제로 나눠 2036년까지 순차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가 기등재약 조정 기준시점과 구체적인 산식을 공식적으로 확정해 발표하지 않은 만큼 산업계는 관련 기준을 제도 시행 전에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같은 산정률을 적용하더라도 기준시점에 따라 품목별 최종 약가와 기업별 인하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의약품 양도·양수 시 약가 적용방식도 쟁점이다. 산업계는 기존 약가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부는 현행 약가와 개편된 기준에 따라 산정한 약가 중 낮은 가격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기업 간 양도·양수가 이뤄지더라도 기존 약가가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혁신형·준혁신형 우대한다지만…약가개편 8월 시행·준혁신형 선정 결과 12월 발표 예상

이번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편에서는 제네릭 기본 산정률을 낮추는 대신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일반 제약사보다 높은 산정률을 적용하는 우대방안이 마련됐다.

신규 제네릭 등재 시 일반 제약기업에는 45%의 산정률을 적용하지만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60%, 준혁신형 제약기업에는 50%를 한시적으로 적용한다. 기등재 의약품 조정에서도 혁신형은 49%, 준혁신형은 47%의 산정률을 일정 기간 적용받는다.

이처럼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여부와 인증 시점은 기업별 약가 인하폭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현재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선정되지 않았다.

A씨는 "8월 중 신규 인증 신청을 받아 올해 12월 선정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세부 평가항목과 약가 우대 적용시점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형 제약기업은 인증심사 기준을 충족하면 모두 인증할 수 있다는 취지로 보건복지부는 설명했다"며 "준혁신형 역시 R&D 비중과 리베이트 관련 요건을 충족한 기업을 모두 인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적인 세부 평가항목이 마련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준혁신형 제약기업이 선정되기 전에 약가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향후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된 기업에도 우대 산정률을 소급 적용할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산업계 관계자 B씨는 "산업계에서는 제도 시행 이후 새롭게 인증받은 기업에도 우대 산정률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복지부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아 적용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라며 "복지부는 약가 인하와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 각각 다른 정책적 취지에서 운영되는 제도라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회사·계열사 생산은 제외?…원료 직접생산 인정범위 확대 요구

원료의약품의 국내 생산기반을 평가할 때 자회사와 계열사의 생산실적을 직접생산으로 인정할지도 쟁점이다.

산업계는 완제의약품 제조사가 직접 생산한 원료뿐 아니라 자회사와 계열사가 국내에서 생산한 원료도 직접생산 실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기업에 따라 원료의약품 생산법인과 완제의약품 생산법인을 분리해 운영하는 경우가 있지만, 정부 기준은 법인이 다르면 자회사나 계열사의 생산분을 직접생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산업계 설명이다.

산업계는 법인 분리 여부만으로 직접생산을 판단하면 기업이 보유한 실제 생산능력과 공급 기여도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약산업계 관계자 C씨는 "필수의약품과 원료의약품은 단순한 시장 논리로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자회사나 계열사 생산까지 직접생산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실제 공급역량이 있음에도 제도 밖에 놓이는 기업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인 분리 여부가 아니라 실제 생산능력과 공급 기여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자회사와 계열사의 생산분도 직접생산으로 인정해달라는 산업계 요구를 현재까지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방약 기준 일부 보완됐지만…"실제 적용 기업 제한적, 저가 필수약 공급 유지엔 한계"

정부는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을 위해 퇴장방지의약품과 필수의약품 공급기업을 대상으로 별도의 가산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퇴장방지의약품이 전체 품목 수 또는 청구액의 20% 이상인 기업에 가산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계는 퇴장방지의약품의 상당수가 저가약인 만큼 청구액 기준 20% 이상을 충족하기 어렵다며 기준을 현실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복지부는 퇴장방지의약품 가운데 저가 품목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은 청구액 또는 품목 수 비율이 10% 이상이면 '수급안정 선도기업'으로 인정하는 별도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A씨는 "산업계가 요구한 청구량 기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저가 퇴장방지의약품 비중이 큰 기업을 위한 별도 기준이 추가됐다"며 "다만 실제로 이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기준이 일부 보완됐지만 저가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을 유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현장의 생산원가와 생산설비 유지비, 최소 생산 물량 등이 가산기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채산성이 낮은 품목의 공급 유인을 높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원가 부담이 큰 의약품일수록 생산을 지속하기 어렵고, 소수 기업만 생산하는 필수의약품은 특정 업체가 공급을 중단하면 대체품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약산업계 관계자 D씨는 "정부가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산업계가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기준과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저가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원가와 생산설비 유지비, 최소 생산 물량, 유통 구조와 법인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현실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 약가제도 # 약가인하 # 혁신형제약기업 # 준혁신형제약기업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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