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0.25 06:50최종 업데이트 22.10.2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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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K-의료기기 업체 나오려면? 김법민 단장이 윤 대통령에게 전한 조언

KMDF 김법민 단장 "절대 강자없는 AI의료기기∙디지털치료기기, 국내 기업들 시장 선진입 중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김법민 단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인공지능(AI) 의료기기, 디지털치료기기 등 4차산업혁명 관련 의료기기의 경우 아직 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이 없다. 현재 국내에 기술력이 뛰어난 중소기업들이 꽤 많은데 이들이 빠르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Korea Medical Device Development Fund, KMDF) 김법민 단장은 24일 의료기기산업 전문기자단과 인터뷰를 통해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고 밝혔다.

"빠르게 시장 진입해 데이터 쌓을 수 있어야"...혁신의료기기∙혁신의료기술 통합심사 기대감
 
김 단장은 “우리나라처럼 단일보험체계를 가진 곳에선 수가 시스템 안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급여냐 비급여냐에 따라서도 운명이 갈린다”며 “외국에서도 새로운 의료기기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아직 빅 플레이어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 기업들도 비용효과성 등을 입증해 시장에 들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국내의 우수한 기업들이 시장에 먼저 진입해서 임상현장에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물론 위해도가 높지 않은 기기에 한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그렇게 해서 식약처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은 제품들이 시장에 진출해 경쟁하면 옥석은 가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이와 관련, 최근 AI 의료기기로선 최초로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제도의 적용을 받게 된 뷰노의 딥카스 사례와 곧 현장에 적용 예정인 혁신의료기기∙혁신의료기술 통합심사제도를 언급하며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전엔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더라도 혁신의료기술과는 별개로 운영돼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었는데, 이제는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서 혁신의료기술도 같이 갈 수 있는 통합심사제도가 만들어졌다”며 “심사 소요기간이 350일에서 80일로 줄어들게 되는 등 산업계의 목소리를 담은 전향적 내용이 담겨있다. 기업들의 기대도 크고 이런 제도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 중 빅 플레이어도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개발부터 인허가∙사업화까지 지원..."사업화 성공율 끌어올릴 것"

김 단장은 반환점을 돈 KMDF 사업에 대해서는 기술개발은 물론이고, 그 이후 인허가와 사업화 과정에 대한 지원을 통해 의미있는 성과들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KMDF는 지난 2020년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4개 부처가 공동으로 의료기기의 R&D부터 임상, 인허가, 제품화까지 전주기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출범했다. 사업기간은 2025년까지 6년으로 총 사업비 1조1971억원이 투입된다.
 
김 단장은 “특히 의료기기는 기술 개발만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이후가 훨씬 어렵다. 기업들이 그런 뒷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에 대비하게 하는 일을 많이 해왔다”고 했다.
 
이어 “연구자들에겐 미안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는 하위 20% 사업들은 탈락시키는 작업도 하고 있다”며 “통상 의료기기 사업화 성공률은 15%로 여타 사업들에 비해 낮은데, 개인적 욕심으론 이걸 여러 플랫폼 지원을 통해 50%까지 끌어올리고 싶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임상현장 국산 의료기기 인식 제고 노력... KMDF 2기 사업단도 준비
 
KMDF는 임상의들이 우수한 국산 의료기기를 인증해주는 형태의 ‘민간인증제’를 시도하기도 했다. 국산 의료기기 붐업을 위한 시도였지만 법률 저촉 소지가 있고, 또 다른 허들이 될 것을 우려한 기업들의 부정적 반응으로 현재는 중단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KMDF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 의사들의 인식 제고다.
 
김 단장은 “의사들이 국산 의료기기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대형사업의 경우 반드시 임상의사를 포함하도록 디자인하고 있다”며 “단순히 수동적인 사용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참여자로서 임상의들이 기획 단계부터 함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이어 “대한의학회와도 MOU를 맺고 자문을 받거나, 임상학회의 학술대회에서 관련 세션을 만들어 우리 사업을 통해 개발되고 있는 기술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꾸준히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끝으로 2025년까지인 KMDF 사업 기간의 연장을 위해 정부 부처와 논의 중이라며 올 연말부터 준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6년이란 기간은 너무 짧은 게 사실이다. 가파른 초고령화와 의료비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대해 보다 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하고 추진할 거버넌스는 꼭 필요하다”며 “올해 말부터 2기 사업단 준비를 시작해 내년 말이나 내후년 무렵에 예타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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