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9.05 10:13최종 업데이트 26.09.0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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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내시경 세계적 수준 올라섰지만…"국산 장비·AI·저수가 과제 남았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국산 장비·AI 임상가치·P-CAB 역할 등 주목…저수가·연구환경 개선 필요성 제기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국내 소화기내시경 분야의 성과와 함께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었다. 국산 내시경 기기 개발과 인공지능(AI)의 임상적 가치 검증, P-CAB과 기존 PPI의 역할, 낮은 수가와 연구환경 위축 등이 주요 현안으로 제시됐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4일 'KSGE Days 2026'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내시경 분야가 마주한 현안과 향후 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KSGE Days 2026은 4일부터 5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며 국내외 의료진 약 700명이 참석한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20개국에서 역대 가장 많은 182편의 초록이 접수됐으며, 이 중 143편이 구연·비디오·E-포스터 등의 형태로 발표된다.

"술기는 세계 최고인데 기기는 외산"…국산 내시경 기기·AI 임상적 가치 확인이 다음 과제

한국의 소화기내시경 술기는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지만, 내시경 장비 시장은 여전히 외산 중심이다.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용종 발견 능력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실제 대장암 사망 감소로 연결하는 건 과제로 남았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최혁순 재무이사는 "20년 전 내시경을 시작할 때만 해도 국내에서 개발해 상품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거의 없었고 95% 이상이 외산이었다"며 "현재는 내시경 기기 액세서리와 스텐트, 최근에는 AI 프로그램과 로봇까지 여러 분야에서 발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시경 본체 시장은 여전히 일본 기업의 영향력이 크다. 이에 국내 기술이 액세서리나 AI·로봇 등 주변기기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 이사는 "국내에도 내시경 본체를 직접 개발해 판매하는 기업이 있다"며 "과거 올림푸스·후지·펜탁스 등 일본 기업이 주도하던 시장도 최근 중국 등에서 새로운 업체가 등장하면서 다변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현수 이사장은 국내 내시경 본체 개발을 위해 산업계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내시경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갈 수 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지만 기기는 대부분 한 나라에 국한돼 있다"며 "기기 개발에는 투자가 필요한 만큼 메이저 기업들이 관심을 가져야 같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AI와 로봇에 대해서는 현재 내시경을 대체하기보다는 기능을 보조하는 기술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 이사는 "AI와 로봇을 내시경에 부착하거나 기능을 보조하는 새로운 기기로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향후 데이터와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다 정확히 선별하고 의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정현수 AI위원장(서울의대 교수)은 AI 내시경이 작은 용종의 발견을 늘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실제 대장암 사망률 감소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AI위원장은 "궁극적인 목표는 용종을 발견하는 것보다 대장암을 빨리 발견해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느냐"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로 용종 발견이 늘면서 상급병원 쏠림이나 과잉진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비판적 시각"이라며 "향후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위산분비억제제 시장서 P-CAB 빠르게 확산…"PPI 대체는 다른 문제"

위산분비억제제 시장에서 P-CAB이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기존 PPI를 곧바로 대체할 치료제로 보는 데는 신중한 의견이 나왔다.

서검석 총무기획이사는 "일본에서 P-CAB 계열 치료제가 먼저 개발됐지만, 현재 국내에서도 여러 제품이 출시됐다"며 "추가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이사는 "신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 제약산업의 역동성과 속도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내 P-CAB의 효과가 지속적으로 확인된다면 소화기 분야뿐 아니라 제약산업 전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영국 부회장은 P-CAB의 장점 중 하나로 복약 편의성을 꼽았다. PPI는 식전에 복용해야 하지만 P-CAB은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P-CAB의 빠른 확산이 곧바로 PPI의 대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장재영 부이사장은 "PPI와 P-CAB 모두 임상에서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라면서도 "PPI는 약 30년간 사용되며 효과와 부작용 등에 대한 정보가 축적된 반면 P-CAB은 상대적으로 사용기간이 짧다"고 설명했다.

장 부이사장은 "증상이 괜찮고 몸에 맞으면 예전 약(PPI)도 아주 좋은 약"이라며 "약효 측면에서는 두 약 모두 효과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적 기술력 이어가려면…"저수가·연구환경 개선 필요"

국내 내시경 분야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진료 보상체계와 연구환경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의정사태 이후 대학병원의 진료 부담이 커지면서 연구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현수 이사장은 "대학에서는 진료도 하고 연구도 해야 하는데 진료 부분이 많아지면서 연구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연구가 줄어드니 학회에 제출되는 초록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최혁순 이사는 "내시경 기술이나 가지고 있는 역량이 굉장히 높은 데 비해 내시경 수가는 굉장히 저수가"라며 "여러 선생님들의 희생을 통해 이만큼 발전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는 "정당한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정부에서도 해준다면 발전하고 있는 내시경 분야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가 등 경제적 문제 속에서도 내시경 질 관리와 환자 안전이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재영 부이사장은 "학회가 국가암검진과 질 관리 등 여러 정책 과제를 수행하고 있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경제적 문제와 맞물리면서 질과 안전에 대한 논의가 복잡해질 수 있다"며 "향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관련 정책에 대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 KSGE # 창립 50주년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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