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등 중요한 의학적 선택 앞두고 환자 58%만 의사 설명 이해…"환자 중심 의사결정 부족"
전문직과 환자 사이 위계·교육 부족 등이 공유의사결정 방해…짧은 면담 등 환경 요인도 장애요인
환자중심지속가능의료학회 강희경 이사장(서울의대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수술 등 중요한 의학적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데 있어, 절반 정도의 환자들만 의료인의 설명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중심 의사결정 과정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자중심지속가능의료학회 강희경 이사장(서울의대 교수)은 4일 추계학술대회에서 "당연히 환자 중심 의료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런 취지의 학회 이름이 있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며 "이는 우리 의료체계가 별로 환자 중심이 아니며,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다들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환자 중심도, 지속가능성도 결국 역지사지로 보면 당연한 것들을 우리가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학회 이름에) 선언적으로 들어가 있다. 현재는 치료 방법이 개발된다고 해서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사진=한양의대 유상호 의료인문학교실 교수 발표자료
구체적으로 한양의대 유상호 의료인문학교실 교수는 환자들이 의학적 의사결정 과정에 소외돼 있다는 객관적 데이터를 공개했다.
유 교수가 최근 진행한 '의학적 공유의사결정에 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전국 거주 19세 이상 성인 1000명 중 70.4%가 지난 2년간 의학적 결정을 내린 경험이 있고 이 중 58.4%만이 의료인이 해당 결정에 관해 설명한 내용을 이해했다고 답했다.
유상호 교수는 "수술이나 시술, 입원 등 중요한 의학적 의사결정을 환자들이 내릴 때 의사 설명을 듣고 제대로 이해해서 결정을 내린 경우가 58%"라며 "의료 현장에선 환자가 배제되는 의사결정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직과 환자 사이 위계가 (의사결정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공유의사결정에 대한 인식 부족과 교육 경험 부족, 의학적 결정을 공유하지 않으려는 경향, 시간저 제약이 많고 짧은 면담, 바쁘고 비효율적인 진료 환경 등이 의사결정의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환자결정 지원 도구, 의료인 교육 훈련, 임상체계 통합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