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헌민 교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 강훈철 교수, 한국유씨비제약 박영민 리드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드라벳 증후군은 반복적이고 빈번한 발작으로 인해 돌연사 등에 따른 조기 사망 위험이 높은 소아 중증 극희귀질환이다. 그러나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항경련제만으로는 치료에 어려움이 컸다. 이러한 상황에서 드라벳 증후군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제가 처음으로 국내에 등장했다. 임상시험에서 발작 빈도를 줄이고, 무발작기간 연장시켰으며, 생존율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 치료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유씨비제약이 4일 드라벳 증후군 치료제 '핀테플라액(성분명 펜플루라민염산염)'의 허가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드라벳 증후군 치료 환경 변화 필요성과 핀테플라의 임상적 의의를 소개했다.
드라벳 증후군은 생후 12개월 전후에 발병하며 환자의 최대 15%가 유아기 또는 청소년기에 사망하는 치명적인 소아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드라벳 증후군의 주된 치료 목표는 발작을 줄이거나 멈추는 것이지만, 기존의 항경련제만으로는 발작 조절에 한계가 있고 일부 약제는 오히려 발작을 악화시킬 수 있어 미충족 수요가 컸다.
핀테플라는 세로토닌 방출을 통해 다수의 5 HT 수용체 아형을 자극해 발작을 감소시키는 기전의 치료제다. 세로토닌 수용체와 시그마-1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기전으로 환자의 발작을 감소시킬 수 있다. 2024년 12월 정부의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 2차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지정됐으며, 2025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세 이상 드라벳 증후군 환자의 발작 치료를 위한 부가요법으로 허가 받았다.
이번 간담회에는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 강훈철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헌민 교수가 연자로 참여해, 각각 국내 드라벳 증후군의 제한적인 치료 환경과 미충족 수요, 그리고 핀테플라 허가의 근거가 된 주요 임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드라벳 증후군,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에 장기적인 영향과 부담 미쳐
강 교수는 '드라벳 증후군 질환 부담 및 미충족 수요'를 주제로, 드라벳 증후군의 질환 부담과 제한적 치료 옵션에 대해 설명했다.
강 교수는 "드라벳 증후군 환자는 다양한 발작 및 비발작 증상으로 인해 평생 심각한 신경발달, 운동, 인지, 행동 장애를 안게 되며, 돌연사(SUDEP) 등으로 조기 사망 위험이 매우 높고 사망 연령이 어린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드라벳 증후군은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상당한 임상적, 경제적 부담을 초래하게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 보호자의 66%가 우울증을 겪었으며 48%가 재정적 어려움이 있고, 76%가 전반적인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한 드라벳 증후군 환자의 보호자들은 불안 및 우울 수준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드라벳 증후군이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에 장기적인 영향과 부담을 미치는 질환임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드라벳 증후군 치료는 발작 빈도 감소를 넘어, 비발작 동반 질환 관리와 약물 부작용 최소화를 목표로 해야 하지만, 현 치료 환경에서는 이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려웠다"면서 "발작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인지 저하와 장기적 장애를 줄이며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의학적 수요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핀테플라, 이중 작용 기전으로 발작·비발작 증상·생존율에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영향 미쳐
김 교수는 '핀테플라 허가 임상 및 치료 가치'를 주제로 핀테플라의 기전과 주요 임상 데이터에 대해 소개했다.
김 교수는 "핀테플라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세로토닌 방출을 조절하는 동시에 발작 조절과 관련된 시그마-1 수용체에 작용해 신경 억제-흥분 균형을 회복한다. 이와 같은 이중작용 기전으로 발작, 비발작 증상, 생존율에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다"면서 "극희귀 소아 중증난치성 질환이라는 드라벳 증후군의 특성상 임상시험과 환자 모집이 매우 어려운 환경임에도, 핀테플라는 다수의 임상시험과 실제 임상 환경에서 발작 조절 효과와 치료 가치를 일관되게 입증한 치료제다"고 말했다.
핀테플라는 3건의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3상 임상시험(Study 1~3)에서 치료기간 14~15주 동안 월평균 경련성 발작 빈도(MCSF)를 위약 대비 약 54~65% 감소시키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우월성을 입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tudy 1에서는 62.3%, Study 3에서는 64.8%의 발작 빈도 감소가 확인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세 개의 임상시험 모두에서 월평균 경련성 발작 빈도(MCSF)가 25%, 50%, 75%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이 모든 핀테플라 용량군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발작이 거의 소실된 상태(Near-seizure freedom)는 핀테플라 투여군에서만 관찰됐으며, Study 1과 Study 3에서 각각 25%와 29%의 달성률을 보였다.
특히 김 교수는 핀테플라의 사망률 감소 효과에 주목, "돌연사로 인한 사망률 뿐만 아니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 또한 기존 문헌에 보고된 수치 대비 핀테플라 치료군에서 낮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3년간의 공개연장연구에서도 발작 빈도 감소 효과는 지속적으로 유지됐으며, 전체 환자의 64.2%에서 기저치 대비 월평균 경련성 발작 빈도가 50% 이상 감소했고, 장기 추적 기간 동안 새로운 안전성 위험은 관찰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드라벳 증후군은 소아기에 발병해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 만큼, 핀테플라는 장기 복용 환경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함께 확인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진료 환경에서도 핀테플라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은 일관되게 확인됐다. 미국과 유럽의 Early Access Program 및 장기연구에 참여한 환자 가족과 임상의 인터뷰 결과, 발작 및 비발작 증상 개선이 보고됐으며, 환자 가족의 삶의 질 관련 지표에서도 높은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한국유씨비제약 에드워드 리 대표는 "드라벳 증후군은 반복적인 발작과 다양한 동반 증상으로 환자와 가족의 삶 전반에 장기적이고 심각한 부담을 초래하는 중증 극희귀질환이지만, 그동안 국내 치료 환경에서는 치료 옵션이 특히나 제한적이었다"면서 "핀테플라는 국내에서 드라벳 증후군 적응증으로 최초이자 유일하게 허가된 치료제로, 이번 허가를 통해 국내 치료 환경 개선에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유씨비제약도 환자와 가족의 치료 부담을 완화하고, 드라벳 증후군 환아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할 수 있도록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