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3.12 07:31최종 업데이트 26.03.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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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영업양수도 시 놓치기 쉬운 법적 유의사항

[지평과 함께 하는 법률칼럼]②위계관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병원 영업양수도는 일반적인 사업 양수도와 달리 의료법, 건강보험법, 행정법, 상법 법리가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적인 거래다. 특히 개설자 제한, 행정처분 승계, 경업금지, 의료법인 운영권 이전 구조 등은 실무에서 자주 간과되지만 분쟁으로 이어지기 쉬운 핵심 쟁점이다.

먼저 의료법상 개설자 제한과 명의대여 리스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료법은 원칙적으로 의료인이나 의료법인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비의료인이 실질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구조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계약의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대법원(2022. 4. 14. 선고 2019다299423 판결)은 자산양수도계약을 매개로 병원 개설자 변경을 요구하는 사안에서, 그 구조가 의료법 제33조 제2항의 개설자 제한이나 명의대여 금지 규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민사재판 단계에서도 직접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즉 형식상 자산양수도 계약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이 병원을 지배·운영하는 구조라면 계약 자체가 무효로 평가되거나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행정처분 및 보험 제재의 승계다.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은 요양기관이 영업양도나 합병을 통해 계속 운영되는 경우 업무정지나 과징금 등의 제재 효과가 양수인에게 승계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 부당청구나 보험 환수 이력이 있는 병원을 인수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행정 리스크가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대법원(2022. 1. 27. 선고 2020두39365 판결)은 이미 폐업한 요양기관의 개설자가 새로 개설한 다른 요양기관에 대해서까지 업무정지 처분을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면서, 제재 승계를 위해서는 동일 요양기관의 계속성이나 영업양도의 실질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거래 구조에 따라 행정제재 승계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병원 양수도에서 또 하나 자주 문제되는 쟁점은 영업양도와 경업금지 의무다. 대법원은 의사를 상법상 상인으로 보지 않는 입장이지만, 병원 영업양수도 계약이 영업 전체를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형태라면 상법 제41조의 경업금지 규정을 유추 적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실제로 대전고등법원(2024. 12. 11. 선고 2024나10738 판결)에서는 정형외과 병원을 포괄적으로 양도한 의사가 동일 건물에 다시 병원을 개설한 사안에서 영업양도의 실질이 인정된다고 보아 묵시적 경업금지 의무를 인정하고 경쟁 병원의 폐지와 손해배상을 인정했다. 이처럼 병원 영업양수도 계약에서도 영업권 이전의 실질이 인정되면 경업금지 의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계약 단계에서 기간과 지역, 위반 시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법인과의 거래가 포함되는 경우에는 또 다른 문제가 등장한다.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지분 양도가 불가능하고, 실무에서는 이사 교체 등을 통한 ‘운영권 이전’ 구조가 활용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2013. 12. 26. 선고 2010도16681 판결)은 사회복지법인 사건에서 운영권 유상 양도를 금지하는 명문 규정이 없는 이상 임원 교체를 통한 운영권 이전 자체를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인의 재산을 침해하거나 설립 목적에 반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이러한 법리는 의료법인에도 일정 부분 참고될 수 있지만, 감독기관의 인허가와 공공성 문제로 인해 여전히 높은 법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결국 병원 영업양수도에서는 단순한 자산 거래를 넘어 의료법상 개설 구조, 보험 제재 승계, 영업양도 실질, 의료법인 운영 구조 등 다양한 법적 요소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계약서 작성 이전 단계에서 이러한 사항을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예상치 못한 행정ㆍ형사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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