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2.12 06:31최종 업데이트 26.02.1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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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면허 재교부 거부' 법적 쟁점과 현실적 대응 방안

[지평과 함께 하는 법률칼럼]① 김선국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연도별 면허 재교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의사면허 재교부 승인율은 2020년 87.2%에서 2023년 9.8%로 급감했다. 불과 몇 년 사이 재교부 심사의 문턱이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이다.
 
의사면허 재교부 승인 여부는 당사자의 직업 활동 재개를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다. 이는 단순한 행정절차를 넘어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와 직결되며, 현실적으로는 생계 문제와도 바로 연결된다.
 
의료법 제65조 제2항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면허를 재교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교부 여부는 행정청의 ‘재량행위’로 이해되고 있으며, 특히 ‘개전의 정이 뚜렷한 경우’라는 판단 기준 역시 추상적이고 불확정적인 개념에 해당한다.

결국 행정당국의 판단 기조에 따라 승인 여부가 크게 좌우될 수 있는 구조이며, 최근 승인율 급감 역시 이러한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약 면허 재교부 신청이 거부될 경우 이는 행정청의 ‘거부처분’에 해당하므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다. 실무상 쟁점은 대부분 ‘개전의 정이 충분히 인정되는지’ 여부에 집중된다. 법원이 고려하는 주요 요소로는 면허취소의 원인이 된 범행의 내용과 경중, 국민 건강 및 보건에 대한 위험성, 재교부가 공익에 미치는 영향 등이 있다.
 
최근 판결 사례를 보면 이러한 판단 경향이 잘 드러난다. 의사 A는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이 확정됐고, 형 집행 종료 후 면허가 취소됐다. 이후 3년이 지나 면허 재교부를 신청했으나 거부됐고, 이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A가 피해자 유족에게 배상을 완료하고 형 집행 이후 장기간 의료행위를 하지 못한 채 생계를 유지해 온 점, 지속적인 반성과 봉사활동 등을 참작해 개전의 정을 인정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개전의 정 판단이 행정청의 재량 영역에 속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범행의 중대성 및 행정처분심의위원회 다수 의견이 불승인에 기울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이후 대법원 역시 상고를 기각하면서 결국 행정청의 판단을 존중하는 결론이 확정됐다.
 
최근 판결 흐름을 보면 법원이 행정처분심의위원회의 판단을 상당히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소송 단계 대응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재교부 신청 단계에서부터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무적으로 보면 재교부 신청 시 다음과 같은 준비가 중요하다. 우선 단순한 반성문 제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재범 위험이 없음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피해 회복 및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구체적으로 입증할 필요도 있다. 더 나아가 향후 의료행위 과정에서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어떤 개선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설명 역시 설득력 있는 요소가 된다.
 
재량행위라고 해서 행정청이 임의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련 이익을 합리적으로 비교하고 형량해야 한다는 법적 한계가 존재한다. 의료법상의 면허 행정은 국민 건강 보호와 의료 질서 유지를 위한 필수적 장치이지만, 동시에 사회 복귀와 재사회화라는 가치 역시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재교부 제도가 과연 본래의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공익과 개인의 재사회화라는 두 가치를 균형 있게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차분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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