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장거리 방문 많지만 수가 가산 없어"…'통합돌봄' 방문진료 본격 시행에도 '현장 우려'
환자 한 건물 살면 75%·동일 가정 환자는 50% 수가 삭감…처방·약 배송도 문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주거지에서 의료와 요양,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통합돌봄' 서비스가 3월 27일부터 본격 시행됐지만, 제도 성공을 위해선 의료 현장에서 넘어야 개선점도 산적해 있다. 더 많은 1차의료 의사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낮은 수가 구조와 처방전 교부·약 배송 등이 문제로 거론된다.
1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통합돌봄은 일상 생활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방문진료, 가정·방문 간호, 말기나 퇴원 환자 관리, 방문요양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복지부는 통합돌봄 본사업 시행을 앞두고 전국 229개 모든 시군구에서 전담조직과 인력 배치를 완료했다.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인 통합돌봄은 102개 지자체에서 우선 시행하며, 향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톨함돌봄 사업 중 보건의료 파트 핵심 서비스는 방문진료로, 의료기관에 직접 내원하기 어려운 거동 불편 재가 환자의 의료이용 보장을 위해 의사가 직접 주거지에 방문해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추가 거리 수가 가산 없어 방문진료 이동거리 먼 지방은 활성화 어려워
다만 정작 의료 현장에선 본사업 시작부터 방문진료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우선 가장 큰 문제론 많은 의사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수가 구조가 꼽힌다. 방문진료 특성상 의료기관 내 진료에 비해 이동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되지만 수가가 낮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추가 거리에 따른 가산 수가가 부재해 환자당 이동 거리가 먼 지방의 경우 활성화가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방문진료료 가산 항목은 ▲동반인력 ▲6세미만의 소아 ▲의료접근성취약지 기관, 3가지로 제한돼 있다.
또한 방문진료 환자가 동일 건물에 거주할 경우 75%, 동일 가정의 경우는 50% 수가가 감액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방문진료 과정에서 간호조무사 수가가 인정되지 않는 것도 1차의료기관의 참여를 막는 요인 중 하나다. 현재 방문진료에 참여하는 간호사 관련 수가는 인정되지만 대부분의 개원가에 종사하는 간호조무사 관련 수가는 없다.
이외 방문진료 시 원외처방전을 발행하는 경우,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처방전을 수령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내원해야 하고 약 배송이 불가한 불편함도 남아 있다.
한 가정의학과 원장은 "방문진료 취지를 고려해 사업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수가 가산이 필요하다"며 "처방과 약 배송의 경우 방문진료 실효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가 원장은 "1차의료기관 개원가의 간호행위 95%가 간호조무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방문진료에서 간호조무사 수가가 없어 현장에서 애로사항이 많다"고 전했다.
정부, 문제 지적됐지만 수가·환자 본인부담 비율 개선 안해
높은 환자 진료비 부담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현재 방문진료 수가는 행위·약제 및 치료재료 등을 포함하는 '방문진료료 1(의원 12만8960원, 병원급이상 13만6240원)'과 이를 포함하지 않는 '방문진료료 2(의원 8만9720원, 병원급이상 9만4070원)'로 구분돼 있다.
방문진료료 2를 기준으로 보면, 이는 외래초진 진찰료 대비 5.7배 수준으로 30% 본인부담률을 감안하면 방문진료 1회당 4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환자가 지불해야 한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적용되는 기본외래 진료비 1500원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암 환자의 경우 병원 내 진료를 할 경우 산정특례가 적용돼 진료비의 5%만 부담하면 되지만 방문진료는 암 산정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일반환자와 같은 30%를 내야하기 때문에 환자 부담이 크다.
여러 문제가 겹치며 방문진료 사업은 현장 의사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263곳의 시군구 중 방문진료 수가 실청구기관이 있는 지역은 42.2%인 111곳에 불과하다. 앞서 진행된 방문진료 시범사업 참여율도 2.8%에 그쳤다.
2019년부터 시행된 방문진료 시업사업 과정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지적됐지만, 통합돌봄 본사업 전환 과정에서 복지부는 수가 수준이나 환자 본인부담 비율은 개선하지 않았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2024년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 문제점에 대해 ▲수가체계 ▲과중한 환자 본인부담률 등을 꼽았다.
다만 정부는 지난해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재택의료센터 참여기관 방문진료료 수가 산정 횟수를 의사 1인당 100회에서 140회로 늘리고, 의원급 참여 모집이 어려운 지역에 한해 보건소와 의과 병원으로 참여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한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방문진료 과정에서 1차의료 의사와 환자 모두 참여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제도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일차의료 방문진료 지원센터' 통해 의사 참여 지원
서울시 일차의료 방문진료 지원센터 모습.
한편, 방문진료에 대한 현장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자체와 지역의사회가 직접 방문진료 지원센터를 만들어 사업 정착을 지원하는 사례도 있다. 방문진료 사업에 참여 중인 1차 의료기관에 행정적 지원을 주면서 의사 참여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달 25일 도봉구 방학동에 ‘일차의료 방문진료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시 방문진료 지원센터는 서울시의사회가 위탁 운영을 맡아 방문진료 대상자와 의료기관 간 연계, 의료기관 참여 가이드라인 수립, 케어코디네이터 교육, 건강보험 청구자료 기반 성과 분석 및 정책 제언 등 사업 전반을 담당한다.
센터는 비상근 센터장 1명을 포함해 전담 코디네이터 12명, 행정인력 1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됐으며,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도봉구 1호센터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강남 2호점 지원센터를 열 예정"이라며 "수요가 급속하게 늘면 3호점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