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5.18 02:15최종 업데이트 26.05.18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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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통제 첫 시험대 된 도수치료…4만원대 관리급여 놓고 정부-의료계 충돌

복지부, 이달 건정심 상정 전망…“물리치료보다 2배 높은 수준” vs 의료계 “저수가 기준 비교 부적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도수치료 관리급여 도입이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최종 결정 수순에 들어서면서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도수치료가 실손보험과 결합해 과잉 이용 논란이 반복돼 온 만큼 가격과 횟수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획일적인 수가와 횟수 제한이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줄이고 의료기관의 도수치료 공급 기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달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도수치료 관리급여 관련 안건을 상정하고 최종 수가와 적용 기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도수치료 수가는 1회당 4만~4만3000원 수준이다. 횟수는 일반 환자의 경우 연 15회, 수술 후 재활 등 추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9회를 더해 연 24회까지 인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해당 방안은 건정심 의결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일선 의료기관에 적용될 전망이다.

관리급여는 기존 비급여 항목 중 과잉진료 우려가 있거나 가격 편차가 큰 항목에 대해 정부가 가격과 적용 기준을 정해 관리하는 제도다. 환자 본인부담률은 95%, 건강보험 부담률은 5%로 설정된다. 예컨대 도수치료 가격이 4만원으로 확정되면 환자는 약 3만8000원, 건강보험은 약 2000원을 부담하는 구조다.

앞서 정부·의료계·환자·소비자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한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는 지난해 12월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 등 3개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 대상으로 정했다. 이 중 도수치료는 정부가 과잉진료 우려가 큰 대표 비급여 항목으로 보고 있는 분야다.

도수치료는 그동안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해왔다. 의료기관별 가격 편차가 크고, 실손보험 보장과 결합하면서 환자의 실제 부담이 낮아져 이용량이 빠르게 증가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연간 도수치료 진료비 규모는 1조4556억원으로 전체 비급여 항목 중 가장 컸다.

정부는 도수치료 4만원대 수가가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이영재 필수의료총괄과장은 앞서 급여권 내 물리치료 수가가 5000원에서 2만2000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도수치료 4만원대 수가는 기존 물리치료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도수치료 횟수 제한에 대해서도 정부는 평균 이용 횟수가 약 12회 수준이고, 연 15회 기준이면 전체 이용자의 약 95%를 포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술 환자 등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경우 연 24회까지 허용하면 약 98% 수준까지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의료계는 도수치료를 단순 마사지나 보조서비스로 봐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도수치료는 의사의 진단과 처방, 물리치료사의 전문적 술기가 결합된 의료행위인 만큼 인건비, 시설 운영비, 환자별 치료 난이도 등을 반영하지 않은 일률적 수가 설정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시중의 일반 마사지조차 5만원을 훌쩍 넘는 현실에서 도수치료를 4만원대로 책정하는 것은 의료행위의 가치를 마사지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처사”라며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으로는 의료기관은 도수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해당 치료법 자체의 사장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도수치료 4만원대 수가를 기존 급여 물리치료와 비교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료계 반발은 크다.

의료계는 국내 급여 물리치료 수가 자체가 해외와 비교해 낮게 책정돼 있어 이를 도수치료 수가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수기치료가 15분 단위로 별도 산정되는 등 서비스 제공 시간과 청구 구조가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횟수 제한 역시 쟁점이다. 의료계는 다발성 관절통증 환자나 복합 통증 환자의 경우 여러 부위에 동시에 통증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부위별이 아닌 전체 횟수를 연 15회로 묶으면 환자의 치료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술 직후나 급성 통증 환자에게 필요한 초기 집중 치료가 제한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개협은 “수술 직후 관절 구축을 막기 위한 초기 집중 치료, 급성 손상 이후의 연속적 도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환자군이 존재한다”며 “임상적 요구를 무시한 채 평균값만을 기준으로 횟수를 일괄 제한하는 것은 치료가 절실한 환자의 회복을 가로막고 후유증과 만성화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실손보험 개편과 맞물린 환자 부담 증가 우려도 있다. 기존 1~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관에 따라 도수치료 비용 상당 부분을 보전받을 수 있지만, 향후 출시되는 5세대 실손보험에서는 도수치료 보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의료계는 관리급여 전환으로 치료비가 일정 수준으로 묶이더라도 실손 보장이 축소되면 환자가 실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오히려 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수치료 관리급여는 정부가 비급여 가격과 이용량을 직접 관리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비급여 관리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도수치료를 시작으로 다른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도 세부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비급여 관리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지만, 도수치료를 일률적으로 4만원대로 묶고 횟수를 제한하는 방식은 환자별 치료 필요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건정심 결정과 7월 시행을 앞두고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 없이 가격 통제만 앞세운다면 현장 혼란과 갈등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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