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30 11:47최종 업데이트 23.05.3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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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벅꾸벅' 졸음과 싸우는 우리 아이, 춘곤증 아닌 수면무호흡증이 원인?

기온이 오르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자주 졸리고 의욕을 잃었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청소년기 학생들은 이맘때 특히 피로감을 호소한다.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졸음이 쏟아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따뜻한 봄철에 흔히 나타나는 춘곤증을 의심해볼 수 있지만 이 같은 계절성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 수면 부족은 학업에는 물론 성장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봄철 불청객’으로 불리는 춘곤증은 겨우내 추위로 움츠러들었던 근육이 주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근육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거나 피로감에 시달리곤 한다. 보통 증상이 나타난 지 3주 정도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 후에도 심각한 졸음이 지속된다면 단순 춘곤증이 아닐 수 있다.

10대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가 밤에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낮에 매우 피곤하거나 수업 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시간이 늘었다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아닌지 수면 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

잠잘 때 코를 심하게 골면서 잠시 호흡이 멈추는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수면무호흡증이 반복해서 나타나면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진다. 무호흡으로 잠을 깊이 잘 수 없으므로 당연히 낮에 극도로 피로를 느끼고 결국 주위가 산만 해져 기억력, 판단력도 떨어지게 된다. 정작 아이는 잠에 든 상태라 스스로 알아채기 어려우므로 부모와 가족이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수면의 질은 청소년기 학생들의 학업과 성장 발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수면무호흡증을 장기간 방치하면 교감 자율신경계의 과도한 활성과 저산소증으로 인해 점차 심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처럼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10대 청소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의학 전문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 몬테피오레 메디컬센터 아동병원 호흡기·수면 의학 전문의 라난 아렌스(Raanan Arens) 박사 연구팀이 10대 청소년 98명의 뇌 MRI 영상을 분석한 결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청소년의 대뇌 피질(뇌의 겉 부분) 두께가 해당 증상이 없는 아이들보다 더 얇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뇌 피질은 인지 발달과 기억력, 정보 처리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주로 한부모 가정이나 저소득가구 아동에게서 유년기에 겪은 생활 스트레스로 대뇌 피질이 얇게 나타나는데, 그만큼 수면무호흡증이 아이들의 정상적인 뇌 발달과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질의 수면은 청소년기 학생들의 최종 학력을 좌우하기도 한다. 수면건강은 성별에 상관없이 학생들의 학구열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지만 그 중에서도 남학생에게서 성적은 물론 대학진학 희망도, 교사와의 관계, 우울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청소년기일수록 폐쇄성 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방치해선 안 된다"며 "청소년기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그간 누적된 영향이 성인이 되어 심각한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요즘 들어 아이가 유난히 피로를 호소한다면 먼저 충분히 휴식을 취하게 하고, 증상이 계속될 땐 밤중에 코를 골진 않는지 주의깊게 살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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