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9.09 07:25최종 업데이트 25.09.0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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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복귀 이후 수련병원은 다시 뉴노멀?…"환자 있어도 때 되면 정시 퇴근"

전공의 근무시간·잡무 줄이다 보니 일부 교수들 불만…간호사 업무 배분도 과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공의들이 복귀한 대학병원에 의정갈등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전공의들의 근무 시간을 줄이고 잡무를 배제시키다 보니 당장 교수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반면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과정 중 하나라는 의견도 있다. 

9일 수련병원들 취재를 종합하면, 수도권 수련병원 A 교수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에 "전공의가 중환자실(ICU) 담당인데 퇴근 때가 다가오니 환자 오더 등 해야 할 일을 깔아두고 하지 않다가 내가 출근하니 던지고 퇴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정갈등 이후 전공의가 복귀하면서 대학병원은 다시) 뉴노멀이다. 출근해서 전공의가 하지 않은 업무로 인해 2시간 꼬박 ICU 입원 초진만 냈다"고 최근 대학병원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다수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복귀 이후 수련환경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각 병원, 과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그동안 지켜지지 않았던 주 80시간 근무 준수와 잡무 배제가 우선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에서 72시간 이내로, 연속 근무는 기존 36시간에서 24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다만 의정갈등 이후 교수와 전공의 사이 갈등이 아직 봉합되지 않은 데다, 전공의 업무 시간 단축에 따른 업무 분담 변화가 갑작스럽게 진행되면서 일부 수련병원들은 아직 적응에 고심 중이다. 

특히 기존에 전공의들의 역할을 수행하던 진료보조인력(PA) 간호사들과의 역할 배분도 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 과정에서 주니어 교수들의 업무가 상대적으로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수련병원 교수는 "예상보다 복귀한 전공의들이 병원 내 업무 역할이 줄어들고 간호사와 전공의들의 역할 분담이 아직 확실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교수들의 업무가 늘고 업무 혼선도 간혹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의정갈등 사태를 겪으며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의 생각은 사직 전과는 많이 달라진 상태다. 3~4년 가량 자신을 희생하며 수련하고 싶은 이들이 대거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전공의들은 병원에 복귀하며 병원별 전공의노조를 설립해 수련환경과 처우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공의노조는 출범 첫날에만 조합원으로 1000여명이 가입하는 등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공의들의 참여가 높은 수준이다. 

특정 과목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직접 병원 측에 구체적으로 복귀 요구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어당아웃 준수율 ▲전공의 1인당 평균 담당 환자수 ▲오버타임 시간 ▲비 긴급 호출 중 전공의 직접 개입 비율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수련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복귀한 빅5병원 소속 전공의는 "당장은 일부 혼란이 있을 수 있으나 큰 그림에서 보면 수련환경 개선과 적정한 업무 분담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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