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20 05:06최종 업데이트 23.09.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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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병원이 좌파병원?…이재명 대표와 녹색병원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여권은 비판 강도 높여 "구속영장 신청하니 실신…건강상태 숨기려 전원했나"

녹색병원 전경.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시작 19일 만인 18일 새벽 병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이 대표가 이송된 녹색병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 인근의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약 20km나 떨어져 있는 중랑구 면목동 소재 녹색병원으로 재이송됐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이 대표와 녹색병원 간 정치적 배경이 깔려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즉 단식 중 건강검진 수치가 공개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해 야권과 관계가 깊은 의료기관을 선택적으로 선별해 전원했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녹색병원 전원 결정에 대해 해당 병원이 단식 치료 경험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민수 대변인은 "녹색병원에 단식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들이 있다. 치료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돼 있어 그쪽에서 치료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녹색병원은 단식 환자들이 대수 찾았던 이력이 있다. 단식 환자를 가장 많이 진료한 의사로 꼽히는 이보라 국립중앙의료원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녹색병원 인권치유센터장을 지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로 2011년 30일 단식 농성을 진행한 진보신당 노회찬, 심상정 고문이 이 병원에 입원했고 2013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로 41일 단식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도 녹색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여권의 주장대로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중독 환자들의 직업병 인정투쟁의 성과로 설립된 병원으로, 소위 '운동권 병원'으로 불린다. 
 
 경기도 노동정책자문위원회 민간위원 위촉 및 간담회 모습. 사진=경기도

녹색병원 초대 병원장은 참여연대 초대 시민위원장을 역임한 양길승 원진재단 이사장이다. 현 녹색병원 임상혁 원장은 지난 7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로 단식을 시작했던 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방문진료하기도 했다. 

임 원장은 2021년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였던 당시, 산하 싱크탱크로 불리던 경기도 노동정책자문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그는 이 대표가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녹색병원 간 업무협약을 추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녹색병원 발전위원회는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대표인 송경용 성공회 신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있다. 또한 녹색병원은 민주당 3선 김영주 국회 부의장의 자문기구인 '빈곤아동 정책자문위원회'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반면 여권 인사들은 단식 이후 병원 이송 행선지가 주로 여의도성모병원이나 신촌세브란스병원이었다.  

2016년과 2018년 당시 각각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단식 이후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2019년엔 청와대 앞에서 노숙 단식을 감행했던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했던 이학재 의원도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노동정책자문위원회 명단.


이재명 대표의 녹색병원 전원을 두고 여당 내에선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출신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단식전문병원이라는 해괴한 논리는 소가 웃을 일이다. 야권인사들의 단식회복 단골장소라는 건, 잘아는 병원에서 몸도 맘도 편하게 휴식하기 위한 것일 뿐 단식전문 의사나 시설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단식 중단후 입원하게 되면 검사결과와 생리학적 수치가 나오게 되는데 친한 의사들이 있는 병원이면 불필요한 오해살만한 검사결과는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다"며 "어제 굳이 녹색병원으로 옮긴 이 대표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병원 측은 개인정보여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재명 대표는 자기와 친한 야권성향 인사들로 포진한 녹색병원에서 링거맞고 단식을 이어간다고 한다. 이는 군사독재의 감시속에 단식 이어간 YS 단식과는 전혀 다른 '가족같은' 단식"이라고 비판했다.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굳이 중랑구 녹색병원에 간 이유'라고 적으며 2021년 이재명 대표가 산하 싱크탱크 노동정책자문위원회 발족 당시 임상혁 녹색병원장이 부위원장으로 참여한 사실을 비판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막장단식극은 살다살다 처음 본다. 왜 성모병원을 두고 녹색병원으로 가겠느냐"며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니 디데이(D-day)에 맞춰 실신하고 나잡아봐라 식  막장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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