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의사노조연맹, 12월 9일부터 12일까지 파업 진행…다른 전문 직종과 다른 분류·법적 책임 필요
스페인 의사 파업을 다룬 현지 보도. 사진=카탈루냐 일간지 디아리 아라(Diari ara).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스페인 의사들이 12월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전국 연속 파업을 진행했다. 긴 교육 기간과 높은 법적 책임 등을 고려해 의사를 다른 전문 직종과 별도 분류 체계로 규정해달라는 취지다.
15일 스페인 현지 언론 라 누에바 에스파냐(La Nueva España),레이티스트 뉴스 프롬 스페인(Latest news from Spain), 카탈루냐 일간지 디아리 아라(Diari ara) 등에 따르면, 이번 파업은 2003년부터 정부가 시행 중인 '의료인 기본 규정(Framework Statute)’ 개정안을 둘러싸고 올 6월 13일과 10월 3일에 있었던 파업에 이어 세 번째 집단행동이다.
스페인 의료계는 오랫동안 이 규정의 개정을 요구해 왔지만, 현재 제안된 예산 및 법 개정 방향이 오히려 근로조건 개선과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스페인 의사 노조 연맹(CESM)과 안달루시아 의사 노조(SMA)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의사만을 위한 별도의 전문직 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즉 긴 교육 기간과 높은 법적 책임 등 의사의 특성을 반영한 분류를 통해 의사의 역할을 명확히 인정하고, 다른 직종과 구분된 근로조건을 협상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의사를 '위험 직종'으로 규정해 감염·사고 등 의료행위에 내재한 위험성을 공식적으로 보상 ▲지역 간 강제 이동(타 자치주로 강제 발령) 폐지 등이 요구조건에 포함됐다.
이외 의사 근무시간과 당직(온콜) 문제도 주요 파업 이유 중 하나다.
CESM에 따르면 현재 스페인 의료진의 공식 주당 근무시간은 37.5시간이지만, 여기에는 각 부서별로 필수적으로 부과되는 당직 근무가 포함되지 않는다. 이 당직 시간에는 명확한 상한이 없고, 규정상 어떻게 분류·보상할지에 대한 기준도 모호하다.
최신 개정안 초안은 당직을 ‘별도의 추가 업무’로 분류하지 않으며, 통상 근무보다 높은 시급을 보장하지도 않고, 연금 산정을 위한 근무시간으로도 인정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당직의 자발성을 보장할 수 있는 명확한 일정·규정도 없다.
코스타 블란카 데일리(costablancadaily)는 스페인 전역에서 진행 중인 의사 파업으로 발렌시아 자치주에서만 약 8000건의 진료 예약, 6000건의 검사, 206건의 수술이 취소된 것으로 보도했다.
CESM는 이번 파업에 병원 의사 약 90%, 일차의료기관 의사의 약 70%가 동참했다고 밝혔다.
카부에네스병원 레지던트인 이사벨 알바레즈 무니즈(Isabel Álvarez Muñiz)는 라 누에바 에스파냐를 통해 "많은 의사들이 스페인 의료인 기본 규정이 수십 년간 업데이트되지 않았고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의사는 6년의 학업, 4~5년간의 레지던트 기간을 거치게 된다. 다른 전문 직종과 다른 분류와 의료법적 책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