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세계에서 가장 비쌌던 홍콩의 주택 가격이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폐쇄 조치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간) 홍콩의 주택가격이 지난해 8월 정점 이후 6% 이상 하락했으며, 빠른 속도로 주민들이 도시를 떠나면서 회복세가 요원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모기지 이자율 상승과 경기 둔화로 2025년까지 20%의 추가 하락세를 예상하고 있다.
홍콩대 인근 침실 3개짜리 아파트를 매도하려던 에이다 찬씨는 "15년 이상 매매하며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조용해진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매물은 1년 이상 팔리지 않고 있으며, 이는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던 도시에서는 놀라운 일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2018년 500제곱피트 규모의 이 아파트를 1700만홍콩달러에 매수했으며, 매도를 희망하던 당시 1850만홍콩달러의 가치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제 그는 "단지 손실만 없기를 바라고 있다"고 통신에 전했다.
현지 부동산 에이전시 유나이티드 프로퍼티의 이반 웡 이사는 최근 하락세가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 주 동안 거래를 가속화 할 억눌린 수요는 있으나, 단기적으로 가격을 올리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고 설명했다.
현지인들은 지난 20년간 지속 상승하던 홍콩 부동산 시장의 부진에 당황하고 있다. 홍콩의 집 값은 2003년 저점을 기록한 이후 최근까지 449% 급등했었다. 같은 기간 미국 집 값이 100% 상승한 것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수치다. 지난해 이 지역의 최고가 주택은 6억4000만 홍콩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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