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촉발될 위기에 처했던 미중 갈등이 펠로시 의장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일단락됐다.
펠로시 의장 측 드루 해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펠로시 의장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미 두 차례의 백신과 부스터샷까지 접종한 상태이며, 별다른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2주간의 의회 휴회 기간에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아시아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며, 특히 오는 10일 대만을 찾을 예정이었다. 10일은 대만관계법 제정 43주년을 맞는 날로, 대만관계법은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무기를 공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은 강력 반발하며 미중 갈등 심화 우려를 낳았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대만 방문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면서 "고집을 피운다면 중국은 주권과 영토를 수호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재닌 옐런 미 재무장관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제재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6일(현지시간) 옐런 장관은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이 대러 제재를 감행했다"면서 "우리의 의지와 능력을 세계에 보여줬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자오리젠 대변인은 "미국은 대만과 우크라이나를 비교하며 혼돈을 야기한다"면서 "이러한 불장난은 스스로를 불태우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대표단의 아시아 방문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양국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은 일단락됐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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