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채널 CEO, 3007억 받아…중간 직원의 3000배
아마존 신임 CEO는 중간 직원의 6500배 벌어들여
美 SEC, CEO와 직원 연봉 비교치 공개 의무화
ESG 주목하며 지배구조 지표로 참고하기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미국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와 직원 간 연봉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 정보 조사업체 마이로그아이큐(MyLogIQ) 자료를 분석한 결과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CEO의 지난해 중위 연봉이 1420만달러(약 173억2400만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1340만달러와 비교해 5.6% 증가한 것이다.
대부분의 CEO는 지난해 급여가 11% 이상 올랐고, 이들 중 3분의1 가량은 최소 25%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 대상의 4분의 1 가량은 보수가 줄었다.
일반 직원들에 대한 급여도 지난해 증가했으나, 수치상으로는 CEO들보다 느린 속도로 증가했다. 조사 기업의 절반이 지난해 중위 직원의 급여가 3.1% 이하로 인상됐다고 밝혔고, 3분의1의 기업은 오히려 전년 대비중위 직원의 급여가 줄었다고 답했다.
저널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CEO는 2021년 중위직원의 급여보다 최소 186배의 급여를 받았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166배)이나 2018년(156배)보다 증가한 숫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업이 일반 근로자의 연봉을 최고경영자(CEO)의 보수와 비교해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2010년 법으로 의무화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회사가 직원들 대하는 방법의 지표로 삼아 참고했다. 특히 최근 국제적으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CEO는 케이블채널 디스커버리의 데이비드 자슬라프로 2억4700만달러를 받았다. 그가 받은 연봉과 성과급, 그밖에 특전을 모두 아우른 총 보수액은 디스커버리 직원 중간 연봉 8만2964달러(1억100만원)의 2972배다. 2018년 1511배 차이에서 두 배 가까이 뛴 것이다.
두번째 '연봉왕'은 아마존의 앤드 제시로 그는 2억1300만달러의 보상을 받았다. 이는 3만2855달러를 벌어들인 아마존 중간 근로자의 650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다만 2021년 7월 제프 베조스 창립자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아 1년이 채 안된 탓에 저널의 전체 순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밖에 인텔의 CEO가 1억7900만달러를 받아 중간 직원 대비 1700배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회계연도가 지난해 6월30일로 마감되고 4월1일까지 급여를 공시한 S&P500 기업 325곳을 분석한 것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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