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전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옷차림에도 변화가 감지되면서 그의 패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윤 당선인이 선호하는 패션은 수트에 터틀넥 니트 차림의 ‘세미 캐주얼룩’이다. 세미 캐주얼룩은 수트보다는 가벼운 차림으로 격식을 갖추면서도 너무 딱딱해보이지 않고 활동성을 강조한 젊은 느낌의 스타일링이다.
지난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 결과 발표 당시에는 하늘색 터틀넥 니트를 입었고 인수위 첫 출근 때도 비슷한 차림이었다. 선거유세 당시엔 진회색과 옅은 회색, 갈색 등 색깔만 다른 터틀넥 니트를 수트 안에 받쳐 입는 패션으로 등장했다. 공식석상에서 주로 입고 나오던 정장차림의 이른바 ‘아재패션’과 달리 서민적이고 편안한 인상을 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풀 터틀넥을 안으로 접어서 하프 터틀넥처럼 연출하거나 아예 하프 터틀넥을 착용하고서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공식석상에서의 정장차림도 검찰총장 신분일 때의 패션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큰 치수의 자켓에 넥타이도 일반적으로 격식을 차린 매듭법인 윈저노트가 아닌 세미포멀이나 캐주얼한 룩에 잘 어울리는 포인핸드 노트에 가까운 형태다. 약간은 느슨한 듯 이 매듭법은 실용성을 추구하는 윤 당선인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패션은 TPO(time·place·occasion, 시간·장소·상황)에 맞춰 대중에게 보이고 싶은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정치적 메시지를 내포할 때도 있다. 이미지브랜딩 전문가인 김주미 소울뷰티디자인 대표는 "최근 윤 당선인의 착장에선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많이 엿보인다"면서 "스타일링이 바뀌면 호감도나 인상도 많이 바뀌고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다. 이런 점에서 정치인들에게도 패션이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윤 당선인의 차림새는 남다른 패션 감각을 가진 것으로 평가 받는 김건희 여사가 주로 코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검찰총장 임명 당시 김 여사가 청와대에 동행해 대기중이던 윤 당선인의 옷 매무새를 고쳐주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패션 조언을) 해주는데 내가 말을 잘 안 듣는다. 포기했다더라"고 말한 적도 있다. 대선 출마 당시 기자회견장에서 넥타이색의 의미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도 "아침에 (아내가) 골라주는 것을 매고 나온다"고 무덤덤하게 답했었다.
윤 당선인은 검찰 재직 당시 입고 다니던 정장을 대통령 후보가 된 이후에도 그대로 입고 다녀 주변에서 "새로 맞추자"고 권유한 끝에 최근 기성복을 하나 구매했다고 한다. 김 여사가 코디하는대로 입거나 한번 입었던 착장을 그대로 입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스로 옷 쇼핑을 하는 걸 주변에서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패션에 무감각한 편이다. 그런 탓에 즐겨 찾는 브랜드도 없고 평상복 대부분도 브랜드를 알아보기 어려운 국내 중소브랜드 위주라고 주변인들은 말한다.
윤 후보자를 가까이서 보좌해온 한 측근은 "(윤 당선인은)주머니가 많거나 통이 넓고 편한 옷을 선호하고 밝은 색 옷은 아직 부담스러워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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