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카카오 노동조합이 자사주 대량 매도 논란을 일으킨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내정 철회를 주장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모두가 노력한 성과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류 대표의 신임 카카오 대표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된 류 대표는 오는 3월 카카오에 합류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류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약 44만주, 900억원어치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처분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류 대표는 지난 4일 카카오페이 사내 간담회를 열고 사과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노조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한 판단으로 인해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다른 설명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고 해도, 국회에서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이 논의되는 상황까지 초래한 경영진의 도덕적 책임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페이는 2017년 카카오에서 분사하여 설립된 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포괄임금제를 유지하고 있고 유연근무제 또한 시행하고 있지 않다"며 "경영진은 수백억의 차익을 얻었고, 크루들은 변함없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간담회 자리가 만들어졌지만, 그마저도 경영진의 책임있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한번의 간담회가 경영진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류 대표의 내정 철회 요구와 함께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 코드'로 주주총회 류 대표 선임 반대표결, 본사 차원의 경영진 스톡옵션 매도에 대한 규제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모든 일에는 책임이 있다. 한번의 간담회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책임을 지는 것은 카카오 신임 대표에서 사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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