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정부의 잇단 공급 확대 방안과 집값 고점 경고에도 30대의 ‘패닉바잉’이 다시 거세지는 모습이다. 2·4 공급 대책 이후 6월까지 횡보하던 서울 아파트 30대 매수 비중은 7월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매물 가뭄 속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공공 주도 공급이 지지부진하자 젊은층의 내집마련 심리가 다시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매매 거래된 서울 아파트 4646채 중 39.5%인 1834채를 30대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월(39.6%) 이후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젊은층의 패닉바잉은 57만가구 도심 공급 등을 담은 2·4 대책 이후 다소 주춤해졌다. 1월 39.6%를 정점으로 △2월 35.9% △3월 36.1% △4월 34.1% △5월 36.7% △6월 35.2% 등 34~36%선에 머물렀지만 7월 들어 다시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30대 패닉바잉이 재점화한 주요 배경으로는 가팔라진 집값 상승세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81%로, 지난해 7월 1.12%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화에 따른 매물 가뭄이 심화하는 가운데 집값 상승이 지속되니 내집 마련에 관한 30대의 초조함이 더 커졌다. 물량 폭탄을 예고한 지난해 8·4 대책이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이들의 불안함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같은 분위기에서 무주택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는 젊은층의 매수를 더욱 부추겼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우대폭을 10%포인트 높이고 주택가격 기준도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은 각각 기존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 기존 5억원 이하에서 8억원 이하로 완화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구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값은 계속 오르는데 대출을 더 해준다고 하자 30대 신혼부부들의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7억원대 언저리에서는 계약서를 썼다 하면 신고가"라면서 "서울 전체적으로 거래절벽이지만 강북구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거래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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