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25 11:24

[단독]MZ 주식 빚투족 상반기만 5만명…'반대매매' 위험도 커졌다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박지환 기자]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시작된 ‘초저금리’ 기조는 증시를 비롯한 자산시장 버블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2030세대의 ‘빚투(빚 내서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금융권 대출마저 제한된 만큼 청년발 증시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30세대 인당 6287만원 빌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입수한 상위 10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KB증권) 등의 ‘2030 신용공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와 30대 증권사 신용융자 차주(借主) 수는 5만4554명으로, 국내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말 2만6224명보다 2배 늘었다. 1인당 증권사에서 빌린 돈 역시 같은 기간 4506만원에서 6287만원으로 증가했다. 그만큼 빚 부담이 커진 셈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유동성 증가에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쏠린 결과다. 지난 1월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특히 주식은 부동산보다 자금 융통이 쉬워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청년층의 관심이 높다.
청년층 빚투의 한계는 유동성 잔치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드러날 전망이다. 한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등이 맞물릴 경우 증시 등 자산시장은 더욱 불안해진다. 2030세대의 자산 규모가 작아 부채 상환 능력 역시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떨어지면 갑자기 급매가 쏟아질 수 있고, 이에 따른 도미노 현상으로 주가가 더 떨어져서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하고 있는데 가격이 떨어지면 반대매매까지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빚투 급증…반대매매 위험도 쑥쑥=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대매매는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고객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매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빚으로 투자에 나선 투자자가 미수거래일로부터 2거래일까지 해당 금액을 계좌에 채워 넣지 못하거나 빚내서 매수한 주식 가격이 떨어져 담보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 주식을 되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반대매매 금액은 총 1400억원으로 전주 1128억원 대비 24.1% 급증했다. 19일 하루 동안 반대매매 금액은 421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7년 4월24일 426억원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반대매매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선행 지표 성격인 위탁매매 미수금은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다. 2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4265억원으로 이달 초 2954억원 대비 44.4% 증가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6월 초 2220억원, 7월 초 2931억원에서 최근 4000억원대로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잔액도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3일 처음으로 25조원을 넘은 이후 18일에는 25조611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연초 19조3523억원과 비교해 30% 이상 급증한 상태다.
주식 관련 대출이 줄어들지 않자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한도 유지를 위해 증권 담보 대출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 수준이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는 200%까지 가능하다. 지난달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 DB금융투자 등이 주식담보대출 같은 신용공여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달에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신규 예탁증권 담보 융자 서비스를 중단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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