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시장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손해보험사 ‘빅3’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많은 손보사들이 다이렉트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을 벌여왔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어 앞으로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3사의 점유율은 올 상반기 기준 69.8%로 전년말 보다 0.5%포인트 늘어났다. ‘빅3’의 점유율은 2017년 60%를 넘어선 이후 4년 만에 10%포인트 가량 뛰었다.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직판(다이렉트) 채널 매출(원수보험료)은 상반기 기준 1조47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7%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총 원수보험료 2조9530억원의 49.8%에 육박하는 규모다. 또 직판채널 갱신율은 93.2%에서 93.6%로 늘어났다.

DB손해보험
DB손보의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상반기 전화(TM)과 온라인(CM) 등의 원수보험료는 1조100억원으로, 8800억원에 그친 지난해 보다 14.7%나 성장했다. 다이렉트 채널 매출 비중은 44.7%에서 47.4%로 3.0%포인트 확대됐다.
현대해상도 다이렉트 원수보험료가 전년 동기 대비 15.7% 급증한 7390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원수보험료 2조1124억원의 35%에 불과하지만 꾸준하게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손보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시장을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발판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설계사를 통하는 대신 비대면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운전자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손보사의 상품을 비교, 가입하게 된 것이다.
특히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경우 대다수 소비자들은 가격에 따라 가입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따라 대형사들은 안정적인 손해율을 바탕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소형 손보사들은 손해율 인상을 견디지 못해 잇따라 자동차보험료를 올리는 상황이다. 올들어 3월에 MG손해보험에 이어 4월에는 롯데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 5월에는 악사손해보험이 보험료 인상을 단행했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대형사 위주의 ‘규모의 경제’ 효과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손보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보험을 많이 인수하면 할수록 우량 가입자도 늘어나 손해율 관리가 더 용이해진다"면서 "대형사가 저렴한 보험료를 유지하는 한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비싼 중소형사는 계속해서 소비자로 부터 선택받지 못하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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