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17 14:58

글로벌 기업들이 쌓은 현금 '사상 최대'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코로나19 불확실성에 글로벌 기업들의 유보금이 사상 최대치로 치솟았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회복에 따른 경제재개로 기업들의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올 초 전문가들의 전망을 뒤집은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 글로벌이 기업들의 2분기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현금과 단기 투자금은 6조8400억달러(약 8055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2015~2019년 5년 평균치보다 45% 많은 수준이다.



미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은 2분기 말 기준 보유 현금이 230억달러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동기 대비 약 4배 이상 증가했고, 올 들어서만 33억달러가 늘었다.
미 크루즈 운영업체인 카니발도 코로나19 이전 보유 현금이 20억~25억달러였으나 현재 90억달러로 늘었다. 카니발은 지난달 자산 매각을 통해 24억달러의 현금을 추가로 조달했다.
카니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번스타인은 "크루즈 운영 중단의 장기화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유동성을 최대한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각국 규제 당국은 팬데믹 상황 속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중단 조치를 통해 현금확보에 힘쓸 것을 권장했다.
기업들이 곳간에 현금을 쟁여두면서 인수합병(M&A)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인수합병은 8550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는 12% 늘었지만 코로나19 충격 전인 2019년의 분기 평균액(9840억달러)보다는 적다.
앞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약화되고 세계 경제가 재개됨에 따라 S&P 500 기업들의 올해 자본 지출 증가율이 10%에서 19%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JP모건은 지난 6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자본 지출이 올 3분기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JP모건은 3분기 기업들의 자본 지출 증가율은 5.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호주, 이스라엘, 중국 등 각국 정부들이 이동제한을 강화하고, 미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부활시키는 등 경제 활동이 다시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도이치뱅크의 기업금융 담당 마크 르웰런은 "유럽 지역의 감염율이 여전히 증가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변종 출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재무 판단이 더 보수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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