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13 11:21

돌아온 이재용, '삼성 핵심 먹거리' 반도체·배터리부터 챙긴다

재수감 207일 만에 가석방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의왕=강진형 기자aymsdream@




삼성그룹의 경영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주요 경영진 간의 회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주요 부문별 업무보고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출소한 이 부회장도 삼성의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 대한 투자부터 직접 챙기며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초격차 지위를 공고히 하고 반도체·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결정, 삼성전자의 성장 동력을 다시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반도체 전쟁 속 美 투자 지역 주목이 부회장이 가장 먼저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은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공장 신·증설 건이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하는 건인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 애리조나, 뉴욕 등 현지 지자체와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공장을 짓기 위한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부지는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복귀로 의사결정 과정이 속도를 내면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평택캠퍼스에 조성 중인 제3공장(P3)에 대한 투자가 나올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7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는데 국내 투자는 평택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구속 직전 새해 첫 현장 경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라인인 평택 2공장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반도체 산업생태계 육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반도체 생산라인을 보강하는 추가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삼성 美 배터리공장, 다음 달까지 결정"삼성SDI의 미국 배터리 신규 공장도 다음 달 중 최종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차로 2시간가량 떨어진 블루밍턴-노멀을 신규 공장 주요 후보지 가운데 한 곳으로 정하고 현지 지역정부 등과 논의하고 있다. 크리스 쿠스 노멀 시장은 삼성이 다음 달 중 배터리 공장 부지를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세제감면·인프라 조성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리노이 상원의원인 딕 더빈은 현지 취재진에게 "삼성의 배터리 공장 (유치)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주 미국에 온 삼성 협상단과 논의하면서 (신규 배터리 공장이) 리비안 인근에 있길 바란다고 했다"고 말했다. 리비안은 전기 픽업트럭 스타트업으로 아마존·포드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아 유명해진 곳이다. 삼성SDI로부터 배터리셀을 공급받고 있으며 노멀에는 배터리팩 공장이 있다. 전기차에는 배터리셀을 모아 만든 모듈, 모듈을 한데 모은 팩이 들어간다. 미시간주에 있는 삼성SDI 공장 역시 한국이나 중국 등 해외에서 수입한 배터리셀을 가져다 조립하는 배터리팩 공장이다.
회사 측은 노멀시와 논의한 건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결정 시기나 여타 후보 지역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의 미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으며 적정지역을 선정하기 위한 미팅"이라고만 밝혔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진출을 공식화하기 전부터 현지 진출을 검토해왔다. 미국 정부가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아닐 경우 인센티브를 제외하는 등 현지 공장을 갖추라는 압박을 직·간접적으로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파나소닉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테슬라와 손잡고 일찌감치 미국 내 배터리 생산설비를 갖췄고 후발주자 격인 SK이노베이션마저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터라 삼성SDI의 미국 진출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그간 꾸준히 제기돼왔다.하만 이후 대규모 M&A 나올까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삼성전자에 생기를 불어넣을 대규모 M&A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존에 강점이 있던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의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각각 176단 낸드와 DDR5 D램의 기술 개발과 생산에서 삼성전자를 앞지르는 등 삼성전자의 초격차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스마트폰시장은 중국 샤오미의 공격에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 인수 이후 끊겼던 대규모 M&A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콘퍼런스콜에서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M&A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 사업 등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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