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12 11:02

힘빠진 금감원 종합검사…코로나·수장교체에 하반기도 안갯속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2018년 부활하면서 금융권을 잔뜩 긴장시켰던 금융감독원 종합검사가 기로에 섰다.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인해 진행 중이던 종합검사를 급하게 중단되면서 하반기 진행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새로운 금융감독 수장이 정책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존속 여부도 미궁에 빠졌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착수한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농협생명, 삼성화재, 메리츠증권에 대한 종합검사는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사실상 올스톱됐다. 금융사 상황에 따라 사전조사만 진행했거나 본검사에 착수했지만 단 한차례도 현장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곳도 있다. 11년만에 추진하던 한국거래소 종합검사도 일정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검사 대상 금융사 관계자는 "검사를 중지한 것도 아니고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애매하게 어쩌다 질의서가 유선으로 오면 답변을 처리하는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검사 재개 여부도 확실하게 답해주지 않아서 마냥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라 해당 부서 직원들의 피로감만 쌓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금융사 관계자도 "검사 중간에 중단되면서 거리두기 단계가 내려가면 다시 현장검사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데, 검사를 받는 입장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초 금감원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검사계획을 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검사는 불가능해졌다.
올해 초 계획했던 종합검사의 진행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지난 2월 금감원은 은행·지주, 증권, 보험, 자산운용, 여신전문금융회사, 상호금융 등 총 16곳을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에 검사 대상으로 지목받았던 나머지 금융사들도 언제 검사를 받을 지 모르는 실정이다. 우리금융그룹을 비롯해 카카오뱅크, 동양생명, KB손해보험 등에 대해서 종합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올해를 넘겨 내년 이후에 받을 가능성까지 나온다.



피검기관들 "마냥 기다리기도 피로" 답답함 호소
지난해에도 17곳을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었지만 코로나19로 7곳만 진행했다. 은행·지주의 경우 하나·우리금융그룹이 검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하나금융만 검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종합검사는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등 업무 전반과 경영 행태 등을 살피는 검사로,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금융감독 업무 강화를 선언하며 부활시켰다. 하지만 새로운 금감원장이 오면서 종합검사가 지속될 것인 지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불확실성이 더 켜졌다는 분위기다.
신임 정은보 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규제 보다 지원을 강조하면서 사후규제 만큼 사전예방에도 방점을 찍었다. 정 원장은 취임사에서 "사후 제재에 의존해서는 금융권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 어렵고 결국은 소비자 보호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며 "금융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는 점을 늘 새겨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종합검사는 거리두기 4단계 내려가면 재개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향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향후 검사 일정이나 계획에 대해서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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