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12 11:19

설 곳 잃은 영업맨…보험설계사·카드모집인 사라진다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금융 영업의 최전방에 있는 보험설계사와 카드모집인 수가 올해 들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중심의 영업환경 변화에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강화된 금융당국의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생·손보 전속설계사(교차설계사 포함) 수는 17만9971명으로, 지난해 말 19만9877명 대비 약 1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2만명 가까운 전속설계사들이 사라진 것이다.
이는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로 설계사 조직을 따로 분리한 영향이 가장 컸다. 한화생명의 경우 5월 기준 전속설계사는 2421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만6799명 줄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생명 역시 3373명 급감한 114명의 전속설계사 수를 기록했다. 손보 전속설계사의 경우 올 들어 2704명 증가했지만, 제판분리 영향에다 생보사 전속설계사가 줄어들면서 전체 설계사 수가 줄어들었다.
카드모집인 역시 올 들어 544명이 업계를 떠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모집인 수는 올해 7월말 기준 8673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9217명 대비 5.9%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1만명 선이 무너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다. 2015년 2만289명에 이르던 카드모집인 수는 2017년 1만6658명, 2018년 1만2607명, 2019년 1만1382명, 2020년 9217명으로 집계되며 6년 사이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업계는 이 같은 추세라면 카드 모집인 수가 올해 하반기 8000명 선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설계사와 카드모집인 수가 급감한 데에는 영업환경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영업채널이 확대되면서 대면채널의 설 곳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다. 신용카드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기준 온라인 채널 신용카드 신청비율이 37.9%으로 전년 말보다 11.3%포인트 늘었다. 금소법 이후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도 설계사와 카드모집인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의 무리한 영업 행위가 금소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적극적인 영업행위 주문 등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영업채널 변화는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규제 상황도 녹록지 않아서다. 지난달부터 보험설계사와 카드모집인 등 특수고용직의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서 이에 따른 비용부담을 이유로 영업채널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영업채널 비대면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대면모집 중심의 카드모집인과 보험설계사가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만큼 향후 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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