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09 11:32

거래 실종, 집값 하락 시그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임온유 기자] "거의 매물이 실종된 상태죠.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니 집주인들도 매도 의사를 보였다가 다시 철회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서울 마포 A공인중개사사무새 대표)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이 심화하면서 향후 집값 향방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버블 경고 속 거래 가뭄이 집값 하락의 시그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통상 집값은 거래량에 후행하는데 짧은 기간 치솟았던 집값 급등 피로감이 거래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집값 하락장에 접어들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향후 가격흐름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거래가 끊기면서 저가 매물이 속출한 금융위기 직후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9일 기준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아파트 매물이 한 달 전에 비해 늘어난 곳은 광진구와 동대문구 2곳에 불과하다. 마포구의 경우 매물이 이 기간 20%나 줄었다. 송파구(-19.0%), 강서구(-15.6%), 중구(-13.1%), 구로구(-12.2%) 등도 급격히 매물이 줄고 있다. 통상 거래가 줄면 매물이 늘고 가격이 하락하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매물 감소는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모두 한달 전보다 매물이 줄었다. 특히 광주, 인천, 강원, 울산, 서울, 전북, 경기, 제주, 충남은 10% 이상 감소했다.
시장이 여전히 매도자 우위를 보이는 데다 거래 대부분이 신고가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7.9로 지난주(107.6)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3월 첫째주(108.5)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매도자들의 ‘배짱 호가’로 곳곳에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집값 상승률이 가파른 서울 도봉·노원구, 경기 안양·의왕 등지에서는 직전 최고가보다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1억 이상 호가를 높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창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오르고 매수 문의가 지속되니 매도자들이 신고가가 아니고서야 집을 팔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근의 거래 절벽 상황을 집값이 하락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년 9월 이후 4개월간 아파트 거래량은 4개월간 1500건 내외로 급감하면서 가격이 하락했었다.
반면 최근의 거래 위축은 공급이 수요보다 급격히 줄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자칫 가격 급등을 더 부채질 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가 큰 상황에서 양도세 부담 등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정부 스스로 매물·거래 절벽을 불렀다"면서 "그나마 나오는 매물은 신고가로 거래되며 집값을 계속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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