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과 열대야로 수박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3일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 경매를 앞둔 수박이 진열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최근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민 장바구니 물가가 급격히 올랐다. 계란, 마늘 등 밥상물가를 포함해 휘발유, 경유, 공동주택관리비까지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3일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를 기록했다. 지난 4월 2.3% 오른 뒤 5월 2.6%, 6월 2.4%에 이어 4개월 연속 2%대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계란·사과·배·마늘·고춧가루·돼지고기' 다 올랐다
특히 계란이 57.0% 급등해 2017년 7월(64.8%) 이후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외 사과(60.7%), 배(52.9%), 포도(14.1%) 등 과일과 돼지고기(9.9%), 국산 쇠고기(7.7%), 닭고기(7.5%) 등 고기류, 마늘(45.9%), 고춧가루(34.4%), 부추(12.2%), 미나리(11.7%)를 비롯한 각종 채소류도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공업제품은 2.8% 올랐는데, 이중 가공식품은 부침가루(11.1%), 국수(7.2%), 식용유(6.3%), 빵(5.9%) 등이 오르면서 1.9%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은 19.7% 뛰어올랐다. 휘발유(19.3%), 경유(21.9%), 자동차용 LPG(19.2%) 등이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영향이다.
농산물 가격 상승이 재료비 인상으로 이어지며 서비스 가격도 1.7%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2.7% 올라 2018년 11월(2.8%) 이후 2년 8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외식 가격도 2.5% 뛰어올랐다. 구내식당 식사비가 4.1%, 생선회(외식) 가격이 5.7% 각각 오른 영향이 반영됐다. 집세는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높은 1.4%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4% 상승해 2017년 8월(3.5%)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2%대 물가 상승 지속…2차 추경 물가 더 올릴 듯
정부는 당초 하반기 들어 2%대 안팎의 물가 상승률을 보이다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오히려 2%대 중반을 상회하면서 시작부터 전망이 빗나간 상황이다.
특히 이르면 이달 말부터 지급이 시작되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1인당 25만원)이 이 같은 물가 상승 흐름을 더욱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물가 안정화와 국민지원금 정책이 서로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난지원금은 현금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일부 누수가 발생하더라도 분명 소비에 쓰일 것"이라며 "재정지출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금 소비 수요가 늘어난 것을 보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심리도 존재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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