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코그 디지털치료기기 7호 '코그테라' 9월 처방 목표…알피 'ECG 버디' 구급·건강검진 영역까지 확장
(왼쪽부터) 이모코그 노유헌 대표, 알피 김중희 대표. 사진=카카오벤처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치매 유병률 증가와 응급실 의료 붕괴 위기 속에서 디지털헬스케어가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이모코그와 알피는 각각 경도인지장애 환자용 디지털치료기기 '코그테라'와 응급 심전도 판독 AI 'ECG 버디'를 개발해 병원 내 도입 기반을 구축했다. 코그테라는 9월 비급여 처방을 앞두고 있으며, ECG 버디는 응급 심전도 분석을 넘어 구급·검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할 전망이다.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와 알피는 15일 열린 '의료현장에 도달한 디지털 진단과 치료'를 주제로 한 브라운백 미팅에서 각사의 핵심 기술과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향후 시장 진입 및 확장 계획을 공유했다.
사진=이모코그 노유헌 대표 발표 자료
치매 전 단계 개입하는 디지털치료기기 7호 '코그테라'…9월부터 처방 전망
이날 이모코그 노유헌 대표는 디지털치료기기 코그테라를 소개했다.
코그테라는 모바일 앱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맞춤형 인지 훈련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치료 솔루션이다. 이 제품은 2025년 5월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디지털치료기기 7호로 허가받았으며, 국내 최초로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노 대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약물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다. 병원 외 시간에 환자가 어떤 훈련을 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코그테라는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표는 기억력 훈련과 인지 개입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악화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경도인지장애는 혼자 생활할 수 있고, 디지털 기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치매 예방의 주요 구간으로 꼽힌다. 이 단계에서 증상 악화를 막고, 유지하도록 도우면 건강보험 등 사회적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앱을 잘 만들었다고 해서 디지털치료기기로 인정받는 건 아니다. 우리는 단순한 사용성 테스트를 넘어서, 실제 뇌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입증하는 데 집중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국내 고령 경도인지환자 대상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RCT)을 통해 코그테라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 전이 효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사용 순응도는 평균 85%를 기록했으며, 중도 탈락률은 4%에 불과했다.
노 대표는 "약물이나 해외의 다른 디지털치료기기의 순응도는 40~60%에 그친다. 하지만 코그테라는 85%를 지속 유지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 치료를 간절하게 원한다. 이 때문에 한 번 경험하게 되면 탈락하지 않고 끝까지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테라는 메타기억 이론에 기반해 환자가 자신의 기억 처리 과정을 인식하고, 집중·연상·연합 등을 활용해 인지전략을 스스로 훈련하도록 유도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이뿐 아니라 모든 인터페이스를 '대화 기반'으로 구현해 고령자의 사용성을 높였다. 코그테라의 대상 환자는 55세 이상 85세 이하 경도인지장애 환자로, 12주간 맞춤형 인지훈련 과제를 수행한다.
노 대표는 "코그테라는 해외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그간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디지털치료기기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이를 깼다는 점에서 반응이 있었다"며 "이모코그는 앞서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버튼 조작에 어려움을 늦게 사용성이 낮다는 점을 확인하고 만들었던 앱을 갈아엎은 적이 있다. 이를 통해 모든 과정을 대화기반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대표는 올해 9월 비급여 처방 시작을 예상했다. 현재 보건복지부 혁신의료기술평가 고시를 기다리고 있으며, 동시에 병·의원 내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중심으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노 대표는 "앱 설치부터 처방·훈련·효과 평가, 재처방까지 의료진과 환자 여정을 고려한 구조로 실제현장에서 적용과 확장을 해나갈 예정이다. 이미 처방·훈련·재처방을 지원하는 의료진 대시보드 시스템은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이미 코그테라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해 열려있어 처방 건수가 많다. 이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병원에 내원하면 간단한 설명을 통해 처방·재처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한국은 3분 이내 진료를 봐야하는 의료환경으로, 디지털치료기기와 관련한 정보를 환자에게 설명하는 것은 의료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모코그는 가격 전략을 기존 디지털치료기기와 차별화했다. 노 대표는 "초기부터 급여 진입을 염두에 두고, 기타 제품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다"며 "급여 진입 시에는 환자 본인부담금이 낮아지고, 국가가 10%를 부담하는 구조라 접근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노 대표는 유럽 CE-MDR 마크 획득을 언급하며, 독일 중심으로 한 유럽 고령화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알피 김중희 대표 발표 자료
ECG 버디, 심전도 판독 단 2초만에…응급실 골든타임 확보에 탁월
알피 김중희 대표는 12리드 심전도를 활용해 심장질환과 응급상황을 조기 진단하는 AI 솔루션 ECG 버티(ECG Buddy)를 소개했다.
ECG 버디는 응급실에서 실시간으로 심전도를 분석하고, 심근경색, 심막삼출, 심근손상 등 다양한 질환 가능성을 자동 분석하는 AI 기반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로, 2024년 1월 9일 품목허가 받았다. 이는 2초 내 심전도 검사 결과를 시각화하며, 응급실 트리아지(환자 분류) 시스템 개선을 목표로 한다.
심전도는 검사는 심장 비대, 관상동맥질환 등 각종 심장 질환부터 심낭염, 기타 약물의 영향, 전해질 이상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검사로, 외래 및 건강검진, 입원 기본 검사, 수술 전 평가, 응급 검사 등 병원 환경에서 활용된다. 연간 검사 건수는 한국 1700만건, 미국 4200만건, 전 세계 5억건에 달한다.
하지만 복잡하고 판독 난이도가 높아 현장에서는 부정맥, 심근경색 여부 외에는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알피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진의 직관적 판단을 돕는 시각화 기반 분석 기술 ECG 버디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심전도 검사는 많이 하지만 효용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심전도 검사지에는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 하지만 이를 분석하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많은 학습량이 요구된다. 또한 인지적 부담이 높은 데 비해 정확도는 떨어진다"며 "특히 응급실에선 환자를 빠르게 분류해야 하는데, 심전도는 복잡해 자주 간과되곤 한다. 이를 해결하고 싶어 ECG 버디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알피는 초기에 해당 서비스를 앱 형태로 제공했다. 의료진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고객 확보 및 인지도 향상을 위해서다.
김 대표는 "서비스를 개발하더라도 병원에 연동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형성되지 않은 채 연동하려고 하면 어려움이 있다. 이에 먼저 모바일 앱 서비스를 출시했다. 초기 고객을 확보해 병원 연동의 초석을 만든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러한 방식은 의료진의 사용 경험을 높여 병원 내 도입을 보다 쉽게 했다. 실제로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한 45개 병원에 도입됐으며, 병원 전자의무기록(EMR)과 연동을 통해 응급 환자를 선별하고 빠른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어 김 대표는 구급, 건강검진(EB 클리닉), 웨어러블 시장으로의 서비스 확장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응급실의 골든타임 확보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나 이를 더 빠르게 대응하려면 구급 영역까지 커버하는 게 중요하다"며 "구급 단계부터 서비스를 적용해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환자의 상태와 관련한 응급실과의 의사소통을 향상해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급과 응급 영역에서 매출을 내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을 새로운 매출원으로 삼을 계획이다. 현재 EB 클리닉은 임상은 완료했으며, 허가 단계만 남았다. 비후성심근병증 등을 스크리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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