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4.27 17:41최종 업데이트 23.04.28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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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AI회사들...치매 환자 선별하고 응급환자 질환 예측하고

뉴로엑스티 "미충족수요 높은 치매…MRI만으로도 치료 효능 높은 골든타임 환자 선별 가능"

알피 "전문의도 어려운 응급 심혈관 환자 예후 10초만에 예측"…딥메트릭스 "중환자실 의료인력 문제 해결"

사진 = 뉴로엑스티 성준경 대표.
카카오벤처스 디지털 헬스케어 데이-의료 인공지능(AI)
카카오벤처스는 그동안 투자한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 중 의료 인공지능을 통해 시장을 개척하는 스타트업을 소개하고자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데이-의료인공지능' 편을 마련했다.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사, 미디어가 한 곳에 모여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한 의견을 함께 나누고,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①의사들이 외면하는 의료 AI…“수가보다 사용성 확보가 우선”
②디지털 헬스케어 투자 포인트, 선별 진단이나 치료의 '가치 입증'
③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AI회사들...치매 환자 선별하고 응급환자 질환 예측하고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PET 검사 없이 MRI 영상을 토대로 최적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시기를 찾아내 치료 효능을 극대화하는 의료AI 솔루션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획기적인 의료AI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인 만큼 지난해 카카오벤처스가 시드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현재 치매치료제를 개발 중인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을 추진 중이다.

뉴로엑스티(NeuroXT) 성준경 대표는 지난 26일 '메디컬AI'를 주제로 한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데이에서 자사가 개발 중인 'MRI 기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동반진단 플랫폼'을 소개했다.

뉴로엑스티는 뇌영상 분석 기술 전문가 성준경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를 주축으로, 자기공명영상(MRI), 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 등 다양한 뇌 영상 기법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차세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을 뒷받침하는 기업이다. 

MRI 촬영 한 번으로 알츠하이머 바이오마커 기반 진단부터 치료제 적합성 판정, 부작용 예측까지 모두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PET 방식은 방사성동위원소 처리 인력과 시설이 필요하고 가격대가 높아 접근성이 떨어졌다면, 뉴로엑스티는 이를 보완해 활용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성 대표는 "수십년간 치매 치료제 개발이 이어져왔으나, 증상 완화 외에 별다른 효능은 없었다"며 "최근 바이오젠, 에자이 등이 치매 진행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를 없애는 약물을 내놨고, 릴리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아밀로이드 표적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들 치료제가 아밀로이드를 잘 제거하지만 인지기능 저하를 유의미하게 막아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아밀로이드가 아닌 타우단백질이 직접적으로 뇌신경세포를 죽이기 때문"이라며 "즉 치매 치료 효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밀로이드-타우간 상호작용 파악과 연결을 끊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밀로이드가 어느 정도 쌓여서 타우에 독성이 생기고, 이후 타우 전파가 되다가 어느 정도에 가서는 슈퍼 전파로 치매가 확산되는 진행방식을 고려, 뉴로엑스티는 슈퍼전파 이전 단계를 찾아 치료한다는 핵심가설을 세웠다.
 
자료 = 뉴로엑스티 동반진단 기술 결과 모식도(성준경 대표 발표자료 발췌).

성 대표는 "그동안은 아밀로이드 양성 환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치매 치료제를 처방하면서 치료 효능이 낮게 나왔다. 가설에 따라 암처럼 동반진단을 통해 아밀로이드 치료제가 적합한 환자인지 아닌지를 미리 확인하고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NEXT-ALZ-CDx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한 PaaS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NEXT-ALZ-CDx는 MRI 영상 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적합성을 예측하는 기술이며, PaaS는 해당 기술을 적용한 동반진단 솔루션이다. 기존에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위해 PET 촬영을 했는데, PaaS는 MRI만으로도 분자병리·치료적합성 진단부터 골든타임 예측까지 가능하다.

성 대표는 "아밀로이드 표적치료제가 적합한 환자인지, 아니면 골든타임이 지난 환자인지를 선별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으로 질병 진행단계에 적합한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다"면서 "또 경도인지장애환자도 모두 골든타임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예측해 치료할 수 있고, 인지기능이 떨어지지 않은 환자라도 아밀로이드-타우 상호작용에 기반해 질병 진행 가능성이 있다면 사전에 적합한 치료제를 처방할 수도 있다"고 했다.

AI 분석으로 환자를 선별해 치료효능이 나타나는 환자들에게만 약제를 제공하는 만큼, 환자 맞춤형 치료 뿐만 아니라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과 추후 차세대 알츠하이머 신약개발을 위한 영상 AI 플랫폼 기술 등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실제 내부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해본 결과 바이오젠, 에자이 임상시험 대상자 중 아밀로이드 치료제의 골든타임이 지난 사람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치료적합성을 미리 판단하지 않아 효능이 낮게 나온 것이다.

성 대표는 "이는 환자는 물론 병원, 제약사, 보험사 등이 키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환자, 의사에게는 치료 적합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치료제 선택의 객관적 근거가 될 것이다. 병원은 치료제 선정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환자는 골든타임과 부작용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면서 "제약사 역시 임상시험 성공가능성을 높여 시장 실패 가능성을 대폭 낮추고, 더욱이 신약개발 과정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 성공률이 높아진다면 재정적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며, 치매 치료 보험모델을 개발하고 보험 대상자 선별과 세분화 등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뉴로엑스티는 이와 관련한 마케팅 전략을 투 트랙으로 수립했다. 일단 국내 대학병원과 연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 완료와 아밀로이드 표적치료제 처방 표준가이드라인 등록, 분자병리예측 서비스를 통한 수익 확보 등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와 제휴해 NEXT-ALZ-CDx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 참여, 부분적 기술 이전을 통한 로열티 취득 등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날 카카오벤처스 김치원 상무는 "앞으로 입증해야 할 부분은 많지만, 매우 접근성이 떨어지는 PET 검사 없이 미리 환자를 선별해 치매약 처방이 가능한지 보는 것은 매우 비용효과적이다. 다만 기존 동반진단은 유전자검사인 반면 이는 지금까지 인허가가 이뤄지지 않은 인공지능 분야라는 점에서 시장 출시까지의 높은 허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 대표 역시 "식약처에서도 해당 기술에 대해 매우 생소한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인허가를 풀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보다 빠른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해 개념을 검증하고, 이미 치매 약물이 활발하게 사용되는 미국에서 리얼월드 에비던스를 보여주는 전향적 방식을 추진한다면 보다 빠르게 상용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 대표는 "글로벌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에 자사의 동반진단 기술을 같이 포함시키는 방향, 즉 신약 임상시험을 처음부터 같이 진행해 약물 효과를 상향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기술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는 전략도 모색 중"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자신들이 실패한 시장에서 우리의 기술이 해결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치매를 넘어 차세대 뇌 질환 치료제 개발을 이끌어 갈 인공지능 영상 플랫폼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피, 응급실에 특화된 심전도·흉부방사선 분석 AI '이지씨 버디(ECG Buddy)' 개발  

이날 신속성과 정확도가 요구되는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솔루션들도 소개됐다.
 
사진 = 알피 김중희 대표.

우선 알피는 구조대, 응급실 등 응급 환자를 만나는 의료인이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의료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응급실에 특화된 심전도와 흉부방사선 분석 AI를 개발 중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인 김중희 대표와 의학, 데이터, AI 연구진으로 구성된 알피는 응급의학 최전선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정확도와 확장성을 강점으로 한다. 카카오벤처스가 지난 2021년 투자를 완료했다.

알피 김중희 대표는 "심혈관 증상은 가장 응급상황인 동시에 세계인의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가슴이 아프거나 두근거리고 의식이 떨어진다는 증상이 있으며 바로 수액, 이뇨제를 투여하고 피검사와 CT, 초음파를 찍는 등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하기 때문에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검사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정확하다. 심혈관 질환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제대로 정의하기도 어렵다"면서 "그래서 ECG 버디(Buddy)를 응급실에서 직접 쓰려고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독자적 심전도 빅데이터로 훈련된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으로, 심전도를 찍으면 한 번에 나오는 10개의 바이오마커와 35가지 리듬 분류를 단 10초만에 분석한다.

스마트폰만으로 현재 상태뿐 아니라 24시간 이내에 심정지 발생이나 호흡곤란 여부 등 예상 질환을 감별해주기 때문에 심혈관계 평가 속도가 환자 생명과 예후를 좌우하는 응급상황에서 높은 정확도로 신속하게 환자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김 대표는 "의사들이 심전도를 눈으로만 보고 판단할 경우 정확보다 매우 떨어지며 예후를 예측하는 것도 어렵다"며 "처음 개발부터 좋은 퍼포먼스를 얻고자 직접 라벨링을 했는데, 전문가 소견이 아니라 실제 환자들이 미래에 어떻게 됐는지 차트리뷰를 적용했다. 게다가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기 때문에 병원용 심전도기기 뿐 아니라 애플워치 등으로 측정한 다소 부정확한 결과물로도 진단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예후까지도 판단해주기 때문에 의사들이 빠르게 선조치를 할 수 있다. 응급실은 물론 구급현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병원 도착 전부터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예후를 예측해 중증이환이나 사망 가능성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부연했다.

ECG 버디는 올해 품목허가를 위한 확증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료 = ECG Buddy.

심전도 종류 뿐만 아니라 심부전, 급성심근경색 등 다양한 응급 심혈관 질환 가능성을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통해 예측하는 기술, 흉부 방사선을 분석해 폐렴 유형까지 추정하는 흉부방사선 분석 AI 등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가슴이 아파 응급실에 오는 환자들은 2차적으로 대동맥 박리 등이 동반된 경우가 있다. 이를 높치게 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X-레이를 추가로 분석할 수 있는 모듈을 만들고 있다"면서 "카메라로 X-레이 결과물을 찍으면 질환을 분석할 수 있는 '레이스냅'도 개발 중인데, 조만간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알피는 비후성 심근병증 스트리닝 AI를 개발 중이며, ECG 버디, 레이스냅 등을 비롯해 현재 개발 중인 의료AI솔루션이 상용화되면 응급실은 물론 군의료나 119, 전문인력이 부족한 지역 등에서 서비스를 확장해 많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다 빠른 시장 진출을 위해 앱스토어에 무료로 앱을 배포한 후 실제 임상현장(리얼월드)에서의 가치를 입증받은 다음, 수가를 적용받고 미국 FDA 인허가 등으로 확장시켜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김치원 상무는 "외래의 경우 진단 정확도가 미치는 영향이 응급실에 비해 덜하다. 질병을 놓쳐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응급실은 6시간 내 환자를 집에 보낼 수 있는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다른 진단보조 인공지능 보다 가치 입증이 수월할 것이다. 특히 메이요클리닉에서도 해당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는데, 이를 잘 만들어 나간다면 국내 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딥메트릭스, 중환자실에서 심장판막 질환 분류하는 AI 플랫폼 개발
 
사진 = 딥메트릭스 송현오 대표.

딥메트릭스(DeepMetrics)는 구글 리서치, IBM 리서치 등을 거쳐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송현오 대표와 AI, 머신러닝 분야 유수 연구진으로 꾸려진 팀이다. 

머신러닝 최적화 기술을 바탕으로 광혈류 측정신호(PPG)와 산소포화도에 기반한 부정맥 예측 AI와 인공호흡기 자율주행 AI 등 의료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대표적으로 심전도(ECG) 혹은 맥파(PPG) 데이터를 통해 동맥혈압(ABP)를 추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심장판막 질환을 분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부정맥을 추정하고 중증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외에도 치료 약물 모니터링, 인공호흡기 자율주행 AI 기술 등을 개발했다. 

현재는 인공호흡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AI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고가의 전문 의료 기기는 세부 조작이 까다로워 이를 쉽게 다룰 수 있는 전문의가 충분하지 않았지만, 딥메트릭스 기술을 활용하면 현장에서 적시에 의료인의 의료행위를 도와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자료 = 인공호흡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AI 모델.

송 대표는 "인공호흡기는 중환자실에서 가장 중요한 생명유지장치인데, 중환자실의 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해 인공호흡기 조정과 관련해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면서 "분당 호흡볼륨, 최고 압력, 기기의 압력과 산소포화도, 분당호흡수, 호흡시 커브 등을 토대로 최적화해주는 AI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700기가 정도의 대규모 데이터를 받아 분석하고 있으며, 2초 단위 고해상도 데이터를 수집해 인과관계를 AI에 학습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학습한 모델은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전문가 수준으로 컨트롤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접근가능한 마켓은 인공호흡기기에 인베딩돼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으로, 현재 인공호흡기 회사가 많지 않아 라이선스 딜을 통한 시장 진출이 용이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실제 개발한 모델을 인공호흡기에 심어줄 수 있는 CTO가 자리한만큼 보다 빠른 기술 구현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송 대표는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특정 트랙 없이 복원하는 알고리즘을 만들면서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IR을 시작해서 시리즈A 투자를 미국, 한국에 동시에 진행해 50억원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한국 탐색임상, GMP 인증절차, 미국 FDA, 유럽 CE 인증을 오는 2026년에 마칠 예정"이라며 "인베디드 모델이어서 그 전에 기술이전 등을 하게 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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