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7.22 17:07최종 업데이트 26.07.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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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도 아닌데" 신생아과 교수 읍소에…李 "악의 없는데 형사처벌 부적절"

지역 모자의료 교수들,' 지필공의료 간담회'서 인력·수가·소송 보호 대책 촉구

해운대백병원 산부인과 조현진 교수, 이재명 대통령, 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과 이병국 교수. 사진=KTV 중계 영상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모자의료 붕괴에 대한 현장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행정당국이 의료진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감안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2일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지역에서 근무하는 신생아과, 산부인과 교수들의 의견을 듣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과 이병국 교수는 “우리나라 신생아 치료 수준은 일본에 이어 전 세계 2~3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울을 제외한 신생아집중치료실(NICU)과 모자의료센터는 절벽에 있다”며 “복지부만이 아니라 전 국가적인 대책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교수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주당 근무시간이 100시간에 달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세종충남 신생아과 이병국 교수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 개시 부담 커"
 
이 교수는 구체적으로 인력 부족과 사법 리스크, 신생아중환자 이송체계, 신생아 의약품 공급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의사를 돕는 진료지원 간호 인력을 비롯해 모자의료센터 신생아센터에 필요한 인력들을 여유있게 채용할 수 있게 충원 대책을 세워달라”며 “세종충남대병원의 경우 세종∙충북 지역에 신생아와 산모를 담당하는 지역 협력 대표기관을 맡게 됐는데, 국립대라 상시 근무할 간호 인력을 충원할 방법이 없다. 우리 쪽에 인력을 충원하려면 병원 내 다른 인력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신생아 치료를 지원해주는 인력을 더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또 이런 인력들이 힘들어도 떠나지 않도록 특별 수당을 만들어달라”며 “의사 인력이 조금 여유로운 기관에서 부족한 기관으로 파견이 가능할 수 있게 겸직 제한 해제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교수는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1년에 치료하는 1kg 미만 미숙아가 30명인데, 최고의 치료를 하더라도 이 중 3~4명은 사망한다”며 “그 중 일부가 의료진이 잘못했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데, 현행 의료분쟁조정법에 의하면 환자가 사망해서 신청을 하면 과실과 무관하게 무조건 개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실을 규명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비우면 그 시간 만큼 우리 지역은 공백이 생긴다. 사실 내가 범죄자도 아니지 않나”라며 “현장의 많은 의료진들이 ‘우리가 범죄자인가’라고 하소연한다. 앞으로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에서 (의료진의 의견을) 반영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 외에도 신생아중환자 이송체계와 관련해서는 서울시가 서울대병원에 위탁 운영 중인 SMICU(서울중증환자 공공이송센터)와 같은 시스템의 전국적 확대, 낮은 단가 탓에 빈번히 발생하는 신생아 의약품 공급 차질 문제의 해결도 요청했다.

해운대백 산부인과 조현진 교수 "고위험 산모 수가 개선 필요…'지역 산과의사제' 제안"
 
해운대백병원 산부인과 조현진 교수는 인력 부족과 저수가 문제를 꼬집었다.
 
조 교수는 “산과는 적어도 교수가 4명 있어야 돌아간다. 실제 권역모자센터 기준도 4명이라 1인당 57시간을 일하게 돼 있다”며 “하지만 해운대백병원의 경우 교수가 2명이라 산술적으로 주당 근무시간이 114시간에 달한다. 사실상 일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수가 체계가 많이 개선됐지만 분만 전 고위험 산모에 대한 수가가 너무 반영이 되지 않았다”며 “산모이기 때문에 기계를 주렁주렁 달지 못하고 약을 많이 못 쓴다고 해서 노동 정도가 작은 건 아닌데 수가가 너무 낮아서 산모를 아무리 봐도 적자를 다 감당하지 못 한다”고 했다.
 
이에 조 교수는 “산과 지역의사제 제도를 만들어 달라”며 “지금 현재 1년에 몇 명 이상 고위험 산모를 분만하는 산과 의사를 나라에서 집중 관리하면서 이들의 이탈을 막고 소송 등의 문제에서도 보호해준다면 산과 인력 충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조 교수는 이 외에도 상종 평가시 주어지는 권역모자의료센터 0.25점 가점의 인상 및 인력 기준 충족 여부 적용, 분만실 상주 인력 유지를 위한 지원책 마련 등도 주문했다.

이 같은 의료진에 제안에 이 대통령은 일부 과실이 있더라도 형사처벌에 대해서는 특례를 적용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과실에 의한 경우에는 민사배상이 보장되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처럼 형사책임 면제가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의 요구인 거 같은데 매우 타당한 요구”라며 “악의를 갖고 일부러 하면 처벌해야 겠지만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열심히 했는데, 일부 교과서에 있는대로 못했다고 과실로 평가해서 그런 것까지 형사처벌 위험에 빠뜨리면 위험한 일은 다 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처벌 문제는 행정당국도 책임 문제 때문에 자꾸 엄격히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의료현장에서는 힘들어 할 수 있으니 충분히 감안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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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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