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다음달 혼인을 앞둔 양철진씨(31세·가명)과 김선진씨(34세·가명)는 4억3000만원짜리 신혼 주택을 구매할 예정이다. 총 2억원의 대출이 더 필요한 상황인데 현재 원리금 상환 부담을 최대한 낮출 방법을 찾고 있다. 자본금을 조금 더 축적해 5년 후 초등학교 근처의 신축아파트로 이사를 가야 하기 때문이다.
변진원씨(33·가명)는 5년 넘게 고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갚고 있는 차주다. 현재 대출잔액은 3억5000만원 가량 남았다. 올 초 지인의 추천으로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을 알게 돼 갈아타려 했지만 대출한도가 최대 3억원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보금자리론 대환대출을 신청하려면 나머지 5000만원에 추가대출을 알아봐야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보금자리론이 높은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재테크 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서민·실수요자를 대상으로 대출 지원이 더 강화되면서다. 대출 한도가 부족해 원하는 만큼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보금자리론을 이용함에도 비싼 이자를 내야 하는 걱정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기40년 보금자리론 이용 시 매달 갚는 이자부담 ↓21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이번 달부터 시행되는 보금자리론 제도가 개선됐다. 주목적은 서민과 실수요자의 금융지원 강화와 선택지 확대다. 만기는 늘어나고 월 상환액은 낮추는 방안이 핵심이다.
만 39세 이하 청년 및 신혼가구는 만기 40년 초장기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초장기 정책 모기지는 현재 주택 구매를 위한 자산이 충분하지 않으나 미래 소득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 청년층의 금융지원을 위한 상품이다. 부부도 대상 요건에 합당하는 대상자가 신청하면 동일하게 40년 만기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그간 정책 모기지는 30년이 최대였다. 만기가 10년 추가되면 매월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낮아진다. 상환 기간 고정 지출을 낮추고자 하는 이들의 선택지도 늘어나는 셈이다. 만약 대환이나 이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차주라면 40년 모기지를 이용해 적은 이자를 내며 자본금을 모을 수도 있다. 이후 기존의 집을 처분한 후 남은 보금자리론 원리금을 상환하면 된다.
만 39세 이하와 신혼가구의 판단기준은 대출 신청을 완료한 날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신혼가구란 혼인관계증명서 상 혼인신고일이 신청일로부터 7년 이내인 가구다. 청첩장이나 예식장계약서 상 결혼예정일이 신청일로부터 3개월 이내인 결혼예정가구도 인정한다. 별도의 결혼 예정 사실 확인서를 제출해 인정받을 수도 있다. 또 대출 신청은 반드시 만 39세 이하인 연소자가 해야 한다.

상품별로 달라지는 금리 조건 꼼꼼히 살펴봐야금리 조건은 상품별로 조금씩 다르다. 7월 만기별 보금자리론 금리 기준을 살펴보면 U보금자리론·t보금자리론을 이용할 경우 40년 만기대출금리가 3.0%다. 30년 만기보다 0.05%포인트 높다. 10년 만기(2.70%)와 비교하면 0.3%포인트 차다. 전자 약정 상품인 아낌e-보금자리론을 이용하면 40년 만기 대출을 2.90% 금리로 받을 수 있다. 이 경우에도 30년 만기와 10년 만기보다 각 0.05%, 0.3%씩 높다.
다만 다소 금리가 높은 40년형 대출만기를 선택해도 10년을 더 나눠 내기 때문에 월 상환액은 30년 만기 대비 줄어든다. 만약 2억8000만원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30년 만기 보금자리론으로 2억원(LTV 70%)을 빌렸다면 원리금균등상환 시 매월 82만7114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40년 만기로 빌리면 70만4490원으로 월 상환액이 12만2624(14.8%) 줄어든다.
원금균등상환방식을 선택해도 마찬가지다. 40년 만기도 돈을 빌리면 매월 평균 65만8854원의 월상환액이 나간다. 30년 만기로 빌렸을 79만3738원을 지출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월상환액이 13만4884원(17.0%) 감소한다.
고정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지는 시기에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어서다. 한국은행 안팎에서는 넘실대는 유동성을 관리하고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회복에 따라 미국과 선진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한국 역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 만약 40년 장기대출을 실행하면 추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월 상환액이 늘어날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한도는 3억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그간 담보인정비율(LTV) 70%를 인정받아 3억원 넘게 빌릴 수 있음에도 한도가 부족해 보금자리론을 찾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민간 주택담보대출에서도 서민·실수요자의 LTV가 우대되는 만큼 보금자리론 대출한도도 6000만원 늘어났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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