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7.19 11:30

역대급 실적 2금융권…내려갈 일만 남았나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2금융권이 하반기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시중은행 풍선효과로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갱신했지만, 가파른 대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긴 어려울 거란 의견이 많아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영업환경과 당국 발 규제 리스크로 중소형 업체는 실적추락이 불가피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85조1114억원으로 기록됐다. 전년대비 16조867억원(23.31%)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말(77조6675억원)과 비교해도 5개월 만에 7조4439억원(9.58%)이 증가했다. 직전년도 같은 기간 3조9743억원이 늘어났던 걸 고려하면 증가세는 급격히 가팔라졌다.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건 상호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업체의 대출규모는 5월 기준 408조8613억원이다. 지난해 12월 387조5570억원 대비 21조3043억원(5.50%) 증가했다. 2.79%(9조8318억원) 늘어나는 것에 그쳤던 직전년도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카드론도 급증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업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3조17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조3047억원보다 9.5%가 늘었고 1년새 약 2조원 커진 셈이다.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올 상반기 2금융권의 여신증가세는 더 두드러진다. 금융당국 통계를 보면 전체 2금융 업권의 가계대출은 1년 만에 21조 7000억원 늘었다. 2019년부터 2금융권의 잔액 증가세는 3조~4조원대였다. 시중은행들이 41조6000억원의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직전년도 증가액이 40조7000억원인 걸 고려하면 평이한 수준이다.
가시밭길 가득한 하반기 영업환경…돌파구 마련할까하지만 업계에는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당국 주도로 시행될 강력한 규제 등 ‘가시밭길’만 남아서다. 금융당국은 당장 2금융권에 시중은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옥죄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도 최근 "은행권·비은행권간 규제차익을 조기에 해소해나가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한 상태다.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로 2금융업권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면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리 비교가 한 눈에 이뤄지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금리를 낮추거나 대출한도를 늘려 고객을 끌어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경쟁에서 밀린 업체는 올해처럼 짱짱한 실적을 기록하긴 어려울 거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마진이 미미해도 여신금리를 최대한 싸게 유지하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당국의 규제가 덜한 중금리 대출을 집중 공략해 실적과 건수를 많이 가져가는 박리다매 전략도 가능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부터 각종 규제와 영업환경 변화로 대출 한 건당 벌어들이는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떠오르는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