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그간 연말연시 이뤄지던 은행권 희망퇴직이 수시로 진행되고 있다. 임금피크를 눈 앞에 둔 50대를 비롯 40대 초반까지 희망퇴직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점포 수는 줄고 있고, 일찌감치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직원도 늘어나고 있어, 은행권의 희망퇴직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하반기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한다.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직원이 대상이다. 신청 기간은 이날부터 14일까지다. 특별퇴직금은 월 평균 임금 최대 24개월 분이며 정년 잔여 월수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이와 함께 65세 하반기 출생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 특별퇴직도 진행한다. 특별퇴직금으로 월 평균 임금 25개월치와 함께 자녀학자금 실비를 지원한는 조건이다.
희망퇴직은 은행권에서 쭉 진행해온 제도지만 최근 들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횟수와 대상 연령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1월과 6월 2번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통상 은행들이 1년에 한 번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과 달리 반년 만에 재차 실시한 것이다.
연령대도 낮아졌다.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전 직원, 4급 이하 일반직, RS(리테일서비스)직, 무기계약 인력, 관리 지원 계약인력 중에서 1972년 이전에 출생한 15년 이상 근속 직원이다. '만 49세'로 40대까지 내려온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말부터 올해 초까지 희망퇴직을 통해 약 800여명이 퇴직했다. 우리은행은 올초 468명이 짐을 쌌으며,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지난해 말 각각 511명과 496명이 은행을 떠났다. 5대 은행 임직원 수는 지난해 1480명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1449명 더 줄었다.
이같은 분위기는 오프라인 점포 축소 영향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업무가 확산되자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점포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 점포 수는 2015년 7281개에서 2017년 7101개, 2019년 6709개, 2020년 6406개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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