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7.12 12:00

코로나 4차 대유행 난린데…상반기 실업급여 벌써 역대 최대 6.5兆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우리나라의 상반기 실업급여 지급액이 6조4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지급액도 5개월 연속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부터 특수고용직(특고) 12개 업종 종사자에 고용보험을 적용키로 해 추산 인원 100만여명인 이들이 다음 달 이후 본격적으로 통계에 잡히면 실업급여 수령액은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944억원이었다. 한 해 전 같은 달보다 4128억원(60.6%) 폭증했다. 상반기로 범위를 넓혀보면 6조4844억원으로 월평균 1조807억원이 지급됐다. 정부가 2019년 실업급여 지급 기간과 지급액을 늘리는 등 보장성을 강화한 뒤부터의 수치를 따져보면 역대 최대다. 지난해 상반기 5조5335억원보다 17.2%(9509억원) 늘어났다. 올해 정부가 책정한 실업급여 예산은 11조3486억원이다. 이미 예산의 57.1%를 썼고 지금 추세면 11월도 못 넘기고 예산을 모두 쓰게 된다.
문제는 실업급여의 재원이 고용보험기금이라는 점이다. 실업자의 구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지급하는 것이다. 올해는 1인당 최대 900만원의 인건비 지원 정책인 청년채용특별장려금에도 고보기금이 투입된다. 고보기금은 2018년부터 적자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연 1%대의 금리로 공공자금관리기금을 빌려왔고 빚(예수금)은 8조원에 달한다. 공자기금은 정부가 연기금 등 공공자금을 지원해주기 위해 조성한 기금이다.
고용부는 하반기엔 가입자 수와 급여액이 줄 것으로 내다봤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바꿨다. 김영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신규 신청자가 줄고 있어 하반기에 많이 감소할 수 있겠다고 말씀드렸는데 4차 대유행이란 변수가 생겨 상당히 불확실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혹시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많이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에 맞춰 재정적 뒷받침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 하고, 예산이 부족해도 기금 계획 변경 등 다양항 방법을 통해 구직급여는 지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까닭에 안경덕 고용부 장관이 '다음 달' 낼 것이라고 밝힌 '고보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에 관심이 집중된다. 방안 발표 시점이 하필 '8월 말'인 이유는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오는 9월2일에 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년도 예산분 즉, 최신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해 관계부처 협의 후 재정 건전화방안을 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달부터 택배기사·보험설계사 등 12개 직종의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약 100만명이 고용보험 가입자에 포함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돼 기금 고갈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현재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내년 1월부터 고용보험 가입이 가능해지는 대리기사, 퀵서비스(라이더 포함) 14개 특고 업종 중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입직신고가 돼 있는 인원은 67만~69만명이다. 지난 1일부터 고용보험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 12개 직종 종사자는 약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보수적으로 봐도 67만명 이상이 한꺼번에 고용보험 가입자가 되는 것이다. '고보기금 재정 악화→고용보험료 인상'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33만3000명으로 한 해 전 같은 달보다 46만2000명(3.3%) 늘었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30대 가입자는 334만1000명으로 이번에도 전년 동월 대비 9000명(0.3%) 줄었다. 30대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2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업종별로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면 서비스업종인 숙박·음식업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1만5000명(2.3%) 감소한 반면 정부 일자리 사업 직종인 공공행정은 4만6000명(11.7%) 증가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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