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금융감독원 원장 공석 상태가 벌써 두 달째 지속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조만간 인선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윤석헌 전 금감원장에 이어 이번에도 교수 출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르면 다음 주 신임 금감원장을 임명할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5월 7일 윤 전 원장 퇴임 이후 김근익 수석부원장의 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금감원장 자리가 두 달여 간 공석을 유지하는 것은 금감원 설립 이후 처음이다.
금감원은 최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감독 행위가 미흡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른 강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금감원 경영진에 면죄부를 줬다는 내부 비판과 부실 감독 책임을 물어 조직개편에 나서겠다는 국회 압박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청와대는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조속히 진화하기 위해 금감원장 후보군에 대한 막바지 검증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 후보였던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외에 최근 하성근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하마평에 이름을 새로 올리고 있다. 하 교수는 제41대 한국경제학회 회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경제통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회에서 비상임위원을 지낸 이력도 있다.
특히 청와대가 금감원장 선임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인 '금감원 노조' 역시 하 교수에 대해 큰 반대 입장을 내비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 감각이 부족하고 이론에만 충실했던 윤 전 원장과 달리 하 교수는 금융 전문가로서의 역량과 관가에 몸담았던 이력이 높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근익 수석부원장의 '내부 승진' 카드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짧은 임기와 빠른 조직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볼 때 내·외부의 반발이 가장 작은 방안이기 때문이다. 김 수석부원장의 경우 내부 직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고, 금융위 출신이라 금융당국 간 화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장 공백이 길어지며 금융감독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최근 감사원 결과로 뒤숭숭한 조직 안정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금감원을 선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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