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7.09 09:56

정부, 거리두기 4단계 격상…한은 금리인상 시간표 영향받나

한국은행 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간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주간 4단계로 격상하기로 한 만큼, 민간소비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일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 한은도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이에 맞춰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당초 시장에선 한은이 이르면 8월, 늦으면 10월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오는 1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2명 이상의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면 당장 다음달인 8월 금리인상도 가능하다는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만큼 민간소비 등 경제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본 뒤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다음달 26일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는데, 경제전망에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상황과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 등도 반영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황을 지켜본 뒤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8월 금리인상은 어려울 수 있고, 많아야 올해 내에 한 번 정도 금리인상이 가능하다. 여름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잡힌다는 가정 하에 10월, 혹은 11월 금리인상을 한다는 시나리오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당장 8월 인상 가능성을 아예 접을 정도는 아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 금리인상 스케줄에 미치는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4단계 격상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것이 지표로 확인되고, 각종 지표가 나빠진 것을 보게 되면 한은도 그 다음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 굉장히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중앙은행이 위기 이후 금리인상을 시작하는 것은 한 번 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긴축 쪽으로 방향을 서서히 튼다는 '정책기조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해 자영업자들이 충격을 받고 있고, 이미 자영업자들의 빚도 늘어나 있는 상황에 아예 긴축으로 정책기조를 바꾸는 것을 시사하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공 애널리스트는 "만약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충격이 다시 확인된다고 하면, 결국 이주열 한은 총재 임기 중 한 번 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원화 가치는 며칠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48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47.96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5원 오른 달러당 1147.5원으로 출발한 뒤 1147원애데서 오르내리고 있다. 환율은 전날 연고점을 경신하고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전문가들은 원화가치가 달러대비 약세를 보이는 이유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감이 국내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데다, 신흥국 통화와 주식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진 것을 꼽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코로나19 델타변이가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모습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