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저축은행 업계가 이례적으로 고금리 ‘여름특판’을 단행하고 있다. 하반기 대형 공모주 청약과 규제완화 종료 등으로 수신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신금리도 앞다퉈 올리며 재원 확보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1일 수신금리를 1.3~1.8%로 올렸다. 지난 3월 1.1~1.5%로 바닥을 찍었던 자체 수신상품 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한 결과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올 초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2.21%(1년 만기)로 인상했다. 기존보다 0.51%포인트 대폭 상향했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지급하는 파킹통장에도 2.11%의 금리를 적용했다.
예·적금 특판도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가 2분기 출시한 특판 상품만 8개 이상이다.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2일부터 500억원의 한도로 정기예금 특판을 출시했다. 금리수준은 기간에 따라 연 1.95~2.05%다. KB저축은행도 대출자산 2조원을 기념해 예·적금 특판을 내놨다. 예금은 500억원, 적금은 1000좌가 한도로 각각 최대 2.1%·3%의 금리를 제공한다. 저축은행 업계 전반의 금리는 오름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5월 1.61%로 바닥을 찍었던 수신금리는 전일 기준 1.82%까지 반등했다.
돈 빠져나갈라…금리 올리고 특판도 우루루특판의 씨가 말랐던 전분기와는 대조적이다. 통상 특판 상품은 연말과 설 전후에 출시된다. 대규모 수신 만기가 도래하거나, 상반기 영업을 위해 미리 수신 여력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과 올 초에는 풍부한 유동성이 이자 한 푼이라도 얻으려는 수요와 맞물려 저축은행 수신이 풍부했었다.
하반기 예고된 대형 공모주 청약의 여파를 차단하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공모주를 노리는 고객들이 자금을 대거 인출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청약 당시에도 약 4000억원의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규제완화 조치가 오는 9월말 끝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저축은행 업계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과 예대율 측면에서 완화된 규제를 받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뭘 하든 수신고확보가 우선"이라면서 "유동성을 끌어들이기 쉬울 때 자금을 확보해두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