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2일 경기 고양 다시작도시연구소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고양=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주택·도시 전문가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거친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가로 깜짝 변신한다. 인구 956만 명의 서울시 주택·도시 정책 집행을 전담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에 내정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 것이다. 김 사장 내정자는 오는 19일 서울시의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사장으로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32년 SH공사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이다.
김 내정자는 주택정책에서 잔뼈가 굵은 도시계획 전문가다. 가천대에서 도시계획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건설경제연구실장을 역임하는 등 20여년 간 주거문제와 도시계획을 연구했다. 서울시의 싱크탱크인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첫 발을 뗐고, 2013년부터 3년 간 서울시 주거환경개선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서울시와도 인연이 깊다.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부터 4년 간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주택정책 관련 활동을 펼쳐왔다. 2016년 국감 당시 국회 의원회관에 1.5평짜리 고시원 모형을 전시해 청년주거문제를 효과적으로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동산 시장 과열과 불법거래의 주범인 ‘떴다방’을 직접 찾아 녹취하고 불법전매 거래현장의 대화 내용을 공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날선 비판을 내놓으며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저격수’로도 유명세를 탔다.
김 내정자는 취임 후 오세훈 서울시장과 호흡을 맞춰 서울시의 주택정책을 실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최근 시가 내놓은 재개발 활성화 방안을 현장에서 지원, 민간 재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이 선거공약으로 내건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상생주택(방치된 민간토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제도) 추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도시재생전략포럼 공동대표를 맡으며 1기신도시 등 노후 도시 재생에 관심을 쏟아온 그의 행보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 그는 일산신도시에서 ‘다시작 도시연구소’를 설립, 최근까지 활발한 현장 연구 활동을 이어왔다. 서울시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의 방점이 다양한 도시 재생에 찍힐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 내정자는 이와 관련, "주택공급 정책 집행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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